동국대 안건형 교수팀, 수계 아연 이차전지 음극 손상 막는 고접착성·고기능성 보호막 개발 … 값싼 친환경 전지 상용화에 기여

동국대학교는 에너지신소재공학과 안건형 교수 연구팀이 고안정성 수계 아연 이차전지용 고접착성 보호막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조지아공과대 장승순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아연-이온 이차전지는 물을 용매로 하는 수계 전해질과 함께 저렴하면서 친환경적인 소재를 활용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유망한 기술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기존 수계 아연-이온 전지(ZIBs)는 아연 음극의 부식, 수소 발생, 덴드라이트 성장 등의 문제로 인해 전지의 수명과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기존 보호층은 소재 특성상 금속 음극 표면에서 쉽게 벗겨지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접착력을 높여주는 바인더가 함께 사용된다. 하지만 바인더의 함량 조절에 따른 접착력과 내부 저항 간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상충)가 존재한다. 바인더를 사용하더라도 보호층의 금속 표면 결착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높은 전기전도도를 유지하면서 금속 음극과의 접착성 향상과 균일한 아연 증착을 유도할 수 있는 보호층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아연 이온(Zn²⁺)이 도핑된 전도성 고분자 보호막을 적용해 아연-폴리피롤-탄소나노튜브 보호층을 새로 선보였다. 높은 전도성을 갖는 탄소나노튜브(CNT)에 전도성 고분자인 폴리피롤(PPy)을 코팅해 바인더와의 통합성을 높이고, 아연 금속 표면과의 결착을 강화했다. 특히 Zn²⁺ 이온을 폴리피롤에 도핑하면서 아연 친화성과 흡착 에너지를 높여 균일한 아연 증착을 유도했다.

개발된 보호층은 스크래치 테스트, 구조 분석, 전기화학적 성능 평가 등 검증을 통해 500시간 이상의 장기 안정성, 덴드라이트 성장 억제, 부식 저항성 증가 등의 특성이 확인됐다.

또한 조지아공대와의 계산 과학 협업으로 아연 도핑된 폴리피롤 보호막의 구조적·전기적 특성을 분자 수준에서 설명하며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장승순 교수 연구팀은 밀도 범함수 이론(DFT) 기반 계산을 통해 아연 이온 도핑이 폴리피롤의 전기전도도와 아연 이온 흡착 에너지를 동시에 증가시키며, 아연 도금의 균일성을 효과적으로 높인다는 사실을 이론으로 입증했다. 실험과 시뮬레이션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완성된 이번 연구는 전극 보호 기술 개발에서 국제 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음극 보호층의 결착력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설계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전도성 고분자인 폴리피롤을 CNT에 도입해 바인더와의 통합성을 개선하고, 아연 이온 흡착 에너지 증가, 균일한 아연 증착 유도, 부식 저항성 향상 등 보호층 소재로서의 기능적 성능도 함께 최적화했다는 점이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수계 아연-이온 전지의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기술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게재됐다. 동국대 김서영 연구원이 제1저자, 안건형 교수와 조지아공대 장승순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주관하는 에너지국제공동연구(R&D) 사업, 한국연구재단에서 주관하는 중견연계 신진후속연구 사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에서 주관하는 전자부품산업기술개발 사업,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주관하는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