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105.6, 역대 최고치 한미 관세협상 합의에도 원·달러 환율 1400원대 ‘여전’韓 올해 1%대 성장 '청신호' … 연내 금리 인하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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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한국은행은 올해 마지막 남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한·미 무역협상 타결로 환율 불안이 진정되면서 금리 인하 여건은 한층 좋아졌지만, 3분기 '깜짝 성장'으로 경기 부양 필요성이 낮아지고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한은이 서둘러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연준은 29일(현지시간) 열린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3.75%~4.00%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린 것으로,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안정을 우선시한 결정으로 풀이된다.연준은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확장 중이며, 고용 증가세는 둔화되고 실업률은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인하 여부와 관련해 "12월 추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은 아니다"라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이와 관련해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했지만, 연준 내부의 견해 차이와 파월 의장의 신중한 태도를 고려할 때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미·중 무역 협상 불확실성과 주요국 재정 건전성 우려 등 대외 위험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경계감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곽예지 기자
◇"집값 뜨겁고, 경기 살아나" … 약해진 금리인하 명분대외 환경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국내 부동산 시장 불안이 한은의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남아 있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20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5.6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기록했던 직전 최고치(104.6)를 넘어선 수준이다.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부동산 상승세가 언제 진정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반면, 인하 명분이었던 경기 부진은 최근 성장률 반등으로 완화되는 추세다.한은이 지난 28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2%로, 8월 전망치(1.1%)를 소폭 웃돌았다. 올해 한국경제의 1%대 성장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약화됐다.또 그동안 한은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던 주요 배경인 자본유출 및 환율 불안 우려가 미국과의 합의로 완화됐지만 원·달러 환율도 여전히 1400원대에 머물러 있다.전날 관세 협의에서 미국과 한국은 상호관세율을 15%로 유지하기로 했고, 대미투자 3500억 달러 중 현금 투자 2000억 달러는 10년 분할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대외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됐지만, 한은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고 금리 동결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달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금융권 관계자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도 단순히 이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고 환율이 여전히 1400원대에 머물러 있어 한은이 연내보다는 내년에 금리 조정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