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보험사 주담대 잔액 48조8728억원…6·27 이후 4487억원 감소6·27 대책 이후 총량 관리 본격화 … 보험계약대출도 4200억원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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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7 대책 이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권도 대출을 걸어잠그고 있다. 은행권 주담대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보험사마저 돈빌리기가 쉽지 않아, 소비자들은 마이너스통장·예적금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 구멍'을 찾아다니는 형국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30일부터 비대면 채널을 통한 주담대 신규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삼성화재는 대면 채널에서도 올해 12월 집행분 접수를 마감하고 내년 실행분에 대한 대출 신청만 받고 있다.

    지난달 22일 기준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등 5개 생명보험사와 삼성화재·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의 주담대 잔액은 48조8728억원으로 집계됐다. 6·27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말(49조3215억원)과 비교하면 약 4500억원이 줄었다.

    통상 은행권 대출이 축소되면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지만 이번에는 반대 양상이다.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 기조에 맞춰 보험업계가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며 보험계약대출 한도 등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계약대출도 감소세다. 10개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56조989억원에서 이달 22일 기준 54조561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5000억원가량 줄었다. 6·27 대책 발표 이후 넉 달 새 4200억원 넘게 감소했다.

    그동안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별도 심사 없이 신속하게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약관대출이 대체 수단으로 이용됐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범위를 보험권까지 확대하면서 관련 수요가 빠르게 억제된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도 자체적으로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DSR 규제를 받지 않는 만큼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었지만, 보험사들이 미리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풍선효과는 발생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이 늘면 부채 인식 규모가 확대돼 지급여력비율(K-ICS)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제회계기준(IFRS17) 체계에서는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계약대출 채권이 장기적으로 보험부채와 맞물려 책임준비금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내수 경기 둔화가 일부 완화된 가운데 업계는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에 발맞춰 한도를 낮추고 금리를 높이는 등 보수적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재명 정부 들어 세 번째 가계부채 대책인 10·15 대책까지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자 기타대출 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시중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달 27일 기준 39조6737억원으로 전달 말 대비 소폭 늘었으며, 예·적금담보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6조2360억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