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2만 대 수출 전망 … 작년 대비 2.3∼2.6%↓트럼프 고율 관세 부과 따른 美 현지 생산 가동 영향보호무역주의 장기화 및 자동차 시장 둔화도 우려
  • ▲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 대수가 5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관세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내년에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올해 연간 자동차 수출 대수를 271만∼272만 대로 추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8만2612대보다 2.3∼2.6%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1∼10월 누적 수출 물량은 225만4777대로 집계됐다. KAMA 측은 남은 두 달 동안 월평균 23만 대가량에 달하는 자동차가 해외에 선적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자동차 수출 대수가 줄어드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던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한국 자동차 수출은 2019년 240만1382대에서 2020년 188만6683대로 감소한 이후 ▲2021년(204만572대) ▲2022년(230만333대) ▲2023년(276만6271대) 등 매년 증가세를 그렸다.

    5년 만에 우상향 그래프가 꺾인 것은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부터 10월까지 누적 대미 자동차 수출은 110만7460대로 전체 수출의 49.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7.9%(9만5092대) 감소한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연합(31만6351대, 7.7%↑), 중남미(10만7542대, 13.6%↑) 등 다른 지역의 수출이 늘었지만 대미 수출 감소분을 상쇄하진 못했다.

    한미 FTA로 무관세가 적용됐던 미국향 자동차 수출은 올해 4월 트럼프 행정부가 25%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며 위축됐다. 이어 7월 말 양국 간 관세 인하 등을 포함한 극적 합의가 있었지만, 실제 자동차 관세가 15%로 내려가기로 결정된 건 지난달 초였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가동을 늘리는 것으로 대응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미국 내 세 번째 생산거점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개장했다. 이곳에서 올해 10월까지 출고한 차량은 5만3194대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30만 대에서 50만 대까지 확대해 현지 생산 물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우려할 만한 건 미국의 관세 정책을 비롯한 보호무역주의가 장기화하면서 내년에도 수출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점이다. '팩트시트' 공개로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자동차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미 관세·무역 합의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은 25%에서 15%로 낮아지긴 했지만, 기존의 무관세 수출 환경과 비교하면 기업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기아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미국 판매 가격을 상향 조정하면 그만큼 대미 수출 수요는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 둔화에 따른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내년 미국 시장의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0.7% 감소한 1506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수준이 인하되긴 했으나, 15%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분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