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분리로 확보한 구조조정 유연성… 노조 교섭 리스크로사업 재편 속도전 속 노란봉투법 변수 … 원청 교섭 쟁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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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하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현대차그룹이 수년간 밀어온 부품 계열사의 ‘제조 자회사 분리’ 전략이 노사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배구조 개편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던 전략이 오히려 여러 자회사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대모비스 중심의 사업 재편에도 난항이 예상된다.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들이 생산 조직을 분리해 설립한 별도 법인들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교섭 요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유니투스와 현대IHL 노조는 램프사업 매각에 반대해 원청인 현대모비스와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현대모비스가 추진 중인 사업 구조조정에 자회사 노조 리스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관계와 별개로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을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회사 역시 본사가 생산 일정이나 인력 운영 등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경우 교섭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현대모비스는 2022년 생산 부문을 떼어 모듈 생산 자회사 모트라스와 부품 생산 자회사 유니투스를 100% 자회사로 출범시켰다. 생산 조직이 별도 법인으로 떨어져 있으면 본사는 상대적으로 가벼워지고 향후 매각·합병·지분 재편 같은 구조조정 옵션을 자회사 단위로 다루기 쉬워진다.아울러 불법파견 논란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인사·작업 지휘 체계가 별도 자회사 내부에서 이뤄지면 같은 공장에서 일하더라도 근로계약의 상대방과 인사권자가 자회사로 분리되기 때문에 원청이 직접 지휘·명령을 했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2020년 10월 정 회장의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전반에서 생산 조직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전략이 확산됐다. 현대트랜시스는 구동계 부품 생산 조직을 분리해 트라닉스를 설립했고, 현대위아 역시 모비언트와 테크젠 등 생산 법인을 별도로 세웠다.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생산 조직 분리 전략이 2018년 무산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고리의 최상단에 위치한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분할 해 정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합병 비율 논란과 투자자 반발로 계획은 무산됐다.이후 사업 구조를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현대모비스는 최근 적극적인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램프사업 매각 추진에 이어 베이징현대 4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던 생산 거점인 중국 창저우에 위치한 생산 법인 지분을 전량 처분하며 사업 정리에 나섰다.업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장기적으로 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3%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약 24.7%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구조 개편 없이 지분 매입 시 전일 종가 기준 약 9조1887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주가 폭등까지 고려하면 부담은 11조원대로 확대 될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연구개발과 생산 조직이 명확하게 분리된 ‘파운드리’ 구조에서는 원청이 생산 현장에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자회사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실제로 인정될지는 본사가 생산 과정과 근로조건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와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