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현 전 사장 사임으로 기술 전략 전환점정의선 "자율주행 늦어" … 전략 재정비 메시지FSD 도입 등 글로벌 경쟁 가속 '발등에 불'독자 기술 내재화 및 엔비디아 등 타 기업 협업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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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전략에서 재정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연구개발(R&D) 전략을 총괄해 온 송창현 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사장)이 돌연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다.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도전 중인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 과정에서 독자 기술 내재화와 더불어 엔비디아 등 타 기업과의 협업을 함께 가져가는 ‘투트랙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사장단 인사를 낼 전망이다. 현재 AVP 본부장 후임 인선에 대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으로, R&D 본부와 AVP 본부를 통합하는 대대적 조직 개편이 예상되기도 한다.이번 송창현 전 사장의 이탈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외부 인재 영입 전략의 오점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그간 정 회장은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성 김 현대차 전략기획 담당 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장(사장) 등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외부 인사들을 영입해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정 회장의 가장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던 송 전 사장은 불과 3년 만에 사의를 표명하고 회사를 떠났기 때문이다.정의선 회장도 최근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도입 속도가 늦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룹의 자율주행 로드맵이 전략적 분기점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했다.정 회장은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현대차)가 좀 늦은 편이고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하고 있기 때문에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격차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기 때문에 안전에 좀 더 초점을 맞추려 한다"라고 강조했다.업계에선 그의 발언을 SDV 개발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실제로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자율주행 개발 과정에서 속도 경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과 제너럴모터스(GM) 슈퍼 크루즈 등 상업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략 조정의 필요성이 커졌다.특히 테슬라가 지난달 말 FSD 국내 도입을 발표한 것이 결정적인 변곡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 논란에도 FSD가 실제 국내에 들어오면서 현대차로서는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다.이는 송창현 전 사장의 사임도 변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송 전 사장은 SDV 개발 총책임자로서 대규모 조직을 이끌었지만, 외부에서 체감할 만한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이에 현대차그룹은 송 전 사장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대대적인 개편과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키울 기술 인재 보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이 과정에서 현대차 SDV 전략은 새로운 방향성을 띨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 개발 업무를 맡았던 임원을 재기용하거나, 내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점쳐진다.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이 자체적인 SDV 도전보다는 엔비디아 등 타 기업과의 협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독자 기술 내재화와 외부 파트너십을 함께 가져가는 '투트랙 전략'을 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송창현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자체 기술 도전보다 엔비디아와의 협업에 집중하자는 수뇌부의 포석"이라고 평가했다.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에서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개발 속도도 중요하다"라며 "독자적인 개발과 더불어 협업 등을 통해 해외 기업들의 기술을 가져오는 전략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