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코스피 4400 돌파에도 개인은 순매도…외국인만 매수세해외주식 양도세 감면·RIA 도입에도 자금 유턴은 제한적서학개미, 연초 다시 미 증시로 순매수 전환대형주 쏠림·수익률 격차에 국장 불신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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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 GPT 생성 이미지
    코스피가 새해 초반부터 4400선을 돌파하며 '5000피' 기대를 키웠지만, 개인투자자의 발걸음은 여전히 국장을 외면하고 있다. 정부가 해외 주식을 팔고 돌아오면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파격 카드까지 꺼냈지만, 서학개미의 돈은 오히려 다시 미국 증시로 몰렸다. 지수는 축포를 터뜨리고 있지만, 신뢰를 잃은 국장은 여전히 개인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이상 상승하며 장중 4400선을 돌파했다. 새해 첫 거래일에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코스닥 역시 동반 강세를 보이며 연초 증시 분위기를 달궜다.

    새해 첫날부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정부와 증권업계가 내세운 '코스피 5000' 구상과 자본시장 활성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유턴 유도 정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국내 증시에 복귀하는 개인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처분해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세제 패키지를 마련해 지난달 24일 공개했다. 이와 함께 국내로 돌아오는 투자자에게 세제 지원을 제공하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 도입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개인투자자가 보유 중인 해외 주식(지난해 12월23일 기준)을 매각한 뒤 이를 원화로 환전해 국내 시장에 장기 투자하고 일정 기간 유지하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에 대해 1년간 한시적인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올해 1분기(1~3월)에 복귀할 경우 양도세를 100% 감면하고, 2분기(4~6월)는 80%, 하반기(7~12월)는 50% 비과세 혜택을 적용한다.

    현재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는 연간 수익금이 250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20%(지방세 포함 시 22%)가 부과된다. 이 때문에 일부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는 이번 제도가 '역대급 절세 기회'로 받아들여지며 국내 복귀를 검토하는 움직임도 일부 감지된다. 최근 챗GPT,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확산된 인공지능(AI) 열풍에 대해 거품론이 제기되면서, 해외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뒤 국내 증시로 옮기려는 수요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뉴욕증시 등 대형주 중심의 해외 시장과 비교할 때 코스피와 코스닥은 국내외 경기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크고, 중장기 성장성과 미래 가치에 대한 평가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실제 서학개미들의 자금 흐름은 여전히 미국 증시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지난 1일 5억436만달러(약 7300억원)로 집계됐다. 서학개미들은 지난달 25일과 30일, 31일 각각 8456만달러, 9165만달러, 1억4543만달러를 순매도한 뒤 연초 들어 다시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1일 하루 동안의 순매수 규모는 이들 3거래일 동안의 순매도 결제액 합계(3억2162만달러)를 웃돌았다.

    예탁원의 외화증권 예탁결제 통계는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매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해외 증권사를 통해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이 통계는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흐름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이처럼 정부의 절세 정책과 연초 국내 증시 강세가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있지만, 실제로 국내 증시에 자금이 본격 유입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454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7117억원을 순매수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은 131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216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도 오전부터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 3000억원 넘게 팔아치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RIA는 이달 말에야 신설될 예정이고 정책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관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간에 정책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고, 결국 투자자 판단의 핵심은 세제 혜택보다 상대 수익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달부터 서학개미들의 국내 증시 복귀 움직임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국장에 대한 구조적인 불신이 남아 있는 만큼 세제 혜택이 직접적인 유인으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는 대형주 쏠림이 지나치게 심화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졌다"며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개인투자자가 주로 투자하는 중소형주의 수익률은 대부분 저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극화된 기형적인 시장 구조 속에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반도체뿐 아니라 실적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종목들이 고르게 재평가받는 흐름이 나타나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