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선거 앞두고 '이전 카드' 재부상 … 금융권 "정책 아닌 정치" 경계산은·IBK 등 2차 이전 거론에 금융노조 공동 방어선 구축1차 이전 실효성 논란 속 "핵심 인력 빠진 껍데기 이전 반복 안 돼"균형발전 명분 아래 금융 경쟁력 훼손 우려 … 선제 대응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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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에서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금융권 노동계가 즉각적인 집단 대응에 나섰다. 지방 표심에 직결되는 이전 이슈가 선거 국면과 맞물리며 '정책'보다 '정치적 상징'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노조는 "무분별한 지방이전은 금융 경쟁력과 정책금융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며 선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2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26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대회의실에서 '지방이전 공동대응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열고,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동향과 금융권 공동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과 양민호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공공정책·대외협력·홍보 담당 간부, 금융 공공기관 14개 지부 대표들이 참석했다.

    금융노조가 TF를 출범시킨 배경에는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 완화와 균형발전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실제 인력 이동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곽규택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으로 이전한 109개 공공기관 전체 근무 인원 18만 6467명 가운데 실제 이전 지역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6만 2837명으로 33.7%에 그쳤다. 기관 간판은 옮겼지만 핵심 기능과 인력 상당수는 여전히 수도권에 남아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 편차도 뚜렷했다. 전북과 충북은 정착률이 각각 64.2%, 99.2%에 달했지만, 부산은 13개 기관이 이전했음에도 실제 근무 인원은 4797명(47.8%)에 그쳤다. 총인구 대비 이전 인원 비율 역시 0.15%로 전국 최하위권 수준이다. 기관 수는 많았지만 인력 규모가 작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적 이전 중심의 정책이 실질적 균형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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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금융노조는 2차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에 금융권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TF는 역할에 따라 두 개 분과로 구성됐다. 제1분과는 2차 지방이전 저지를 전담하며 한국산업은행(KDB),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신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8개 지부가 참여한다. 이들 기관은 대구·부산·전북 등 지자체 유치 경쟁에서 주요 후보로 거론돼 왔다.

    제2분과는 이미 지방 이전을 완료한 기관의 정주 여건 개선을 담당한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부동산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6개 지부가 참여해 이전 이후에도 남아 있는 생활·인력·업무 환경 문제를 병행 대응 과제로 설정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기관이 지정된 뒤 반대하는 방식으로는 이미 늦다는 공감대가 컸다"며 "지방이전이 공식화되기 전에 금융권 차원의 논리와 대응 체계를 먼저 갖추는 것이 이번 TF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 이전 문제는 단순한 지역 균형 이슈가 아니라 국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TF 단장을 맡은 양민호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TF는 발대식이 아니라 전선의 시작"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기관을 고립시키는 방식의 이전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주 여건과 공공서비스, 금융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이전은 1차 실패를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금융노조는 TF를 중심으로 대정부 여론전과 국회 대응, 실태조사 및 연구용역, 성명 발표와 집회 등 다각적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기관 지방이전 논의를 선거용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정책 과제로 재정의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선거 국면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해 온 카드"라며 "1차 이전의 성과가 숫자로 확인된 상황에서, 2차 이전이 같은 방식으로 추진된다면 금융권 반발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