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80달러·환율 1500원 위협에 인플레 기대 자극국고채 3년물 3.2%, 10년물 3.6%대 진입 회사채 AA 3.8%·BBB 9.6%대, 자금조달 경색 우려"중동리스크 해소 때까지 단기물 중심 보수적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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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3고(高)' 압력에 직면했다.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국고채 금리는 3년물 3.2%대, 10년물 3.6%대로 급등하며 금리 상단이 더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단기물 채권 중심 운용을 유지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하고 환율이 안정되는 시점에 장기물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는 최근 중동 정세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6년 2월말~3월초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이 발생하자 국내 채권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국고채 금리는 이날 급등하며 3년물 기준 3.2%대, 10년물 기준 3.6%대에 진입했다. 지난 3일 기준으로 3년물은 +14.5bp, 10년물은 +17.5bp 상승했다. 안전자산 선호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을 압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회사채 무보증 3년물 AA- 등급 금리는 3.8%대, 가장 낮은 투자적격 등급인 회사채 무보증 3년·BBB- 등급은 9.6%대까지 올라섰다.회사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은 기업의 채권 발행 비용을 늘리고, 투자자들의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 경색을 가져올 수 있다.최근 이란이 미국과 물밑 협상을 시도했다는 외신 보도 이후 유가 급등세는 일부 진정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이란이 걸프해 유조선을 공격했다는 소식에 이날 유가는 8% 이상 급등했다.미국 금리전망도 채권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데다 중동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망 차질 우려가 계속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환율, 물가 등 주요 거시 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국고채 금리 상승 압력도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특히 에너지 리스크가 시장을 크게 흔들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배럴당 80달러, 85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2월말 대비 15%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유가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약 10%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류 가격을 자극해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문제는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중동 지역 정유·석유화학 설비가 물리적 타격을 받을 경우 글로벌 공급망 충격으로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은 원유 도입 물량의 6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운임과 보험료 상승, 원유 프리미엄 확대, 대체 원유 확보 비용 증가 등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국고채 10년물 금리에 반영된 기대 인플레이션(BEI)도 현재 5bp 내외 상승에서 향후 15~20bp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환율 리스크도 채권시장에 부담이다.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면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소비자물가를 추가로 밀어 올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1%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약 0.05~0.1%포인트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이 과정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선물(3년, 10년)을 대량 매도할 경우 채권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금리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환율 상황에서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대량 매도가 나타나며 금리 상승 압력이 반복된 바 있다.물가 경로 역시 불확실성이 커졌다. 올해 2월 국내 소비자물가가 2.0%로 발표됐지만 유가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아 추후 지표는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생산설비 피해나 전쟁 장기화가 발생할 경우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생산자물가를 통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경로를 상향 수정시키고 채권 금리에 반영되는 인플레이션 프리미엄도 높일 수 있다.정책 리스크도 변수다. 한국은행은 2월 금통위에서 물가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고환율과 유가 하락 기저효과를 반영한 수치다. 그러나 향후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상승이 추가 반영될 경우 한은이 금리 인하를 미루거나 필요 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경우 국고채 금리는 추가로 15~25bp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재정정책 측면에서도 변수는 남아 있다.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보조금 확대나 유류세 인하 연장이 현실화될 경우 추경 편성 논의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이는 국채 발행 확대와 공급 증가로 이어져 채권금리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증권가에서는 현재 채권시장이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로 이어지는 '3고(高)'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기준 하단은 기준금리 2.50%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한 3.0% 수준으로 올라섰고,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상단은 3.30~3.40%까지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을 예단하기보다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반영한 금리 상단을 열어두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단기물 중심 운용을 유지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하고 환율이 안정되는 시점을 장기물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 미 연준의 3월 점도표 변화, 2분기 국내 CPI가 2% 중반을 상회하는지 등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글로벌 채권시장이 국가를 불문하고 통화정책 동결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돼 한국 3년물 금리는 3.10~3.30%, 미국 2년물 금리는 3.50~3.75%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