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두고 '보유세 카드' 압박 나서다주택자·초고가 1주택자 타깃 보유세 인상 군불 때기지방선거 직후 개편 관측 … 李, 부동산→증시 '머니무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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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송파구 잠실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보유세 안내문 모습.ⓒ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정책 관련 강경 메세지를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거주하지 않던 분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이후 부동산 투기 세력을 '모기'에 비유하는 등 전례 없는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자 부동산 압박 기조가 더욱 분명해졌다는 평가다.정부는 1주택자여도 실거주가 아니면 처분하라는 강경한 기조다. 여기에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초고가 주택을 겨냥한 보유세 인상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집을 팔지도, 사지도 못하게 하는 이중 규제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특히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강화 정책이 세부담 증가, 매물 잠김, 똘똘한 한 채 심화 등 부작용을 낳았던 사례가 다시 소환되면서 유사 정책이 반복될 경우 시장 왜곡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더욱이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출범한 정부가 문 정부 부동산 정책 흐름을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이 가진 최악의 문제점이 부동산 투기"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상화와 관련해 "각 부·처·청이 세제, 규제, 금융 등을 준비 중일 텐데 엄정하고 촘촘하게 0.1%의 물샐 틈도 없도록 모든 악용 가능성을 배제하고 철저히 준비하라"며 "부동산은 심리전에 가깝다. 정치적 고려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했다.이어 "'부동산 불패', '정부가 시장을 어떻게 이기겠냐', '결국 정치적 이유로 압력이 높으면 포기할테니 버티자' 이런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다"며 "욕망에 따른 저항은 불가피하지만 이겨내지 못하면 이 정부와 나라의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저도 궁금했다"며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등 세계 주요 도시 보유세 현황과 한국을 비교한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고 적었다. 이처럼 잇따른 보유세 언급을 두고 향후 제도 개편을 염두에 둔 사전 분위기 조성으로, 이른바 '군불떼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해당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 수준으로 뉴욕(1%), 도쿄(1.7%), 상하이(최고 0.6%)보다 낮은 편이다. 런던의 경우 취득세 부담이 큰 대신 우리나라와 같은 보유세는 사실상 없는 구조이나, 초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맨션세'를 2028년부터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정부도 우리나라 보유세 수준이 주요 국가들보다 낮은 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다만 어떤 통계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단순 비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실제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친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 0.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33%보다 낮다. 이를 두고 한국의 부동산 자산 가치가 다른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실효세율이 낮게 나타난다는 해석도 있다.국내총생산 대비 보유세 비중은 1.0%로 OECD 평균(0.95%)과 엇비슷하고 총조세 대비 보유세 비율은 3.48%로 0ECD(2.85%)를 웃돈다. 보유세 실효세율만 놓고 보면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치지만, 경제 규모나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하면 부담이 결코 낮지 않다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더욱이 우리나라 보유세는 주택 가격 변동에 직접 연동되는 구조다. 실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9.16% 상승하고 서울은 18.67% 올랐다. 특히 서울은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자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는 현실화율이 동결됐음에도 집값 급등에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공시가격 급등 지역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40~50%까지 증가하는 사례가 나타날 전망이다. 종합부동산세는 과세표준 상한이 없고 누진세율이 적용돼 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세금 증가폭은 공시가격 상승 폭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
-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정부에서도 보유세 개편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들이 이어진다. 앞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를 포함헤 보유세를 개편하는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집을 가지고 있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정부 정책의 모든 지향과 방향이 함축돼 있다"고 강조했다.김용범 청와대 정책 실장도 지난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부동산이 대한민국 전체가 아닌 서울의 문제인 만큼 나라별 보유세 현황보다 메트로폴리탄 보유세를 지표로 삼는 게 맞다"며 "서울과 같은 메트로폴리탄 도시인 뉴욕, 도쿄, 상하이, 런던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과거 문재인 정부는 집값 안정과 자산 불평등 완화를 목표로 보유세 강화를 추진했는데, 공시가격 현실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시장에서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문 정부는 2017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부활시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p를 추가로 과세했다.그럼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증여가 늘어나는 등 규제 효과가 제한적이자, 2021년부터 매년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정책을 병행했다. 공동주택은 2030년, 단독주택은 2035년까지 시세의 90% 수준에 도달하도록 한다는 목표로 공시가격을 빠르게 인상했다.이 과정에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21년과 2022년에 19.05%, 17.2% 급등했고 집값 급등과 시세반영률 상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단기간 내 공시가격이 크게 뛰고 보유세 부담도 가중됐다. 실제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도입 이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연평균 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보유세 부담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 사이에서도 반발이 확산됐다. 공시가격이 과세 기준일 뿐 아니라 각종 행정제도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급격한 현실화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상실 증가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또 규제 강화속 여러 채를 보유하기 보다 핵심 입지에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 핵심 지역과 고가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뛰는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실수요자 시장 진입 장벽 역시 높아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정부가 보유세 개편을 언급하고 선제적인 강경 메세지를 내놓자, 6·3 지방선거 이후 정부의 세제 개편 시 관련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 안팎에서는 현재 3·6·12·25·50·94억원 이하, 94억원 초과 등 7단계로 설정된 종합부동산세의 과표 구간을 세분화해 초고가 줕택의 세 부담을 늘리는 방식이 거론된다. 종부세 최고 세율을 높이거나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등을 통한 세 부담을 확대하는 방안도 오르내린다.최근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시중 유동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머니 무브'를 유도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이 대통령도 '자본시장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8일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자본시장이 정상화되고 활성화되면 산업 발전은 물론 부동산 쏠림 문제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지난 24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부동산 정책 입안 과정에서 다주택자 공직자 배제 방침을 비판하며 "이 논리라면 고위 공직자 및 실무자도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 대통령은 반박하며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개구리를 보호한다고 모기까지 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는 다주택자나 투기용 주택 보유자를 해충인 '모기'에 비유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이 집값 안정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강력하게 동원하고 있지만 거래세를 낮추지 않고 보유세만 강화하면 매수와 매도를 동시에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져 시장이 정상화될 수 없다"며 "보유세가 강화되면 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 위주로 주택 보유가 재편되면서 시장 구조가 '소유'에서 '이용' 중심으로 전환될텐데, 시장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거래세 인하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