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번 돈 세금 내야" 장특공 폐지 법제화 구상 직접 언급 與 지선 앞 "검토한 적 없다" 선 그었지만, 부총리 "의견 수렴 중"시장은 "선거 후 증세 시그널" 촉각 … 7월 세법개정안 '태풍의 눈'
  • ▲ 서울 관악구 관악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전경. ⓒ뉴데일리
    ▲ 서울 관악구 관악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전경. ⓒ뉴데일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띄운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단계적 폐지'가 부동산 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여당은 "세제개편 검토 계획이 없다"며 부인했지만 범정부 차원에서 의견 수렴이 진행되면서 지방선거 이후 세제 개편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1주택자를 겨냥한 증세 예고편으로 받아들이며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X(엑스·옛 트위터)에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 보유했다는 사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 주는 제도"라며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 주느냐"고 반문했다. 

    장특공제 폐지가 부동산 시장의 매물 잠김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를 두고는 '점진적·단계적 폐지'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예를 들어 공제 폐지를 하되 6개월간은 시행 유예, 다음 6개월 간은 절반만 폐지, 1년 후에는 전부 폐지하는 방식으로 빨리 파는 사람이 이익이 되게 하면 매물 잠김이 아니라 매물 유도가 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이 대통령은 "거기다가 장특공제를 부활시키지 못하도록 법으로 명시해 두면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대통령이 맘대로 못 바꿀 테니 버티는게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시행령이 아닌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최근 윤종오 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10명은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3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모든 개인의 세금 감면 한도를 평생 2억원까지로 제한하는 1주택자 장특공제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장특공제 폐지는 세금 폭탄'이란 주장이 터져 나오고 부동산 시장에서 큰 파장이 일자 여당에서는 "세제 개편을 전혀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실거주자에 대해 어떻게 완전히 폐지하겠느냐"며 "정당하게 주택을 보유한 분들에 대한 세 부담은 없어야 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 측의 기류는 다르다. 구윤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어떤 결정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시중에 다양한 국민적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잘 듣는 상황"이라며 여지를 남겨뒀다. 정부는 폐지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선거 이후 세제개편안에 구체적인 방안이 담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선거 이후 본격화될 '증세 시그널'로 해석한다. 이 대통령이 과거부터 일관되게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강조해왔던데다 직접적으로 '장특공제 단계적 폐지'를 언급한 만큼 이번 논의가 단순 검토를 넘어 정부가 7월 국회에 제출하는 세법개정안에 장특공제 개편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만일 장특공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되거나 축소될 경우, 서울 집값 중위 가격이 12억원을 넘는 것을 고려하면 장기 보유한 1주택자 상당수가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거주 요건을 중심으로 장특공제가 개편될 경우, 양도차익이 크고 보유 기간이 긴 고가주택일수록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기조에 장특공제까지 축소되면 1주택자의 퇴로가 좁아져 세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고령 1주택자들의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증여나 버티기로 인한 '매물잠김'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상급지 주택을 매도하라고 해도,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한 번 팔면 대출이 어렵고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다시 진입하기도 쉽지 않아 매도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정부가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투기로 간주할 경우 상급지의 '똘똘한 한 채' 지역에 실거주하면서 세입자들이 밀려나 경기도로 이동하면서 수도권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세금 감면 축소가 종합부동산의 장기보유 세액공제 축소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행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는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해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되는 1세대 1주택자에게 보유 기간과 연령에 따라 종부세 산출세액에서 일정 비율을 공제하는 제도다. 별도의 실거주 요건이 없어 비거주 1주택자라 하더라도 최소 보유기간인 5년만 충족하면 된다. 두 공제를 중첩해서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최대 80%까지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정부가 공제 혜택을 축소할 경우 고령층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장특공제의 목적은 본래 취지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주택 보유자들에게 공제 혜택을 주려는 데 있다"며 "계속 물가가 오르다보니 특정 시점에 설정한 금액기준이 향후 현실과 괴리가 생길 수 있는데 종합부동산세, 자동차사고 할증 기준 금액, 공인중개사 수수요율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1주택자가 자기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사서 이사가는 경우는 대부분 상향 이동인 만큼 취득세와 이사비, 인테리어 비용은 물론 기존 주택과 새 집 간 가격 차이를 부담해야 한다"며 "장특공제가 폐지되면 양도세까지 더해져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는 만큼 단순히 유예기간을 두는 것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