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부문 1년 미만 단기직에 '공정수당' 도입7.3만명 대상 고용불안·저임금 이중차별 해소 취지1년 미만 채용 원칙적 금지 … 필요시 '사전심사제'인위적 임금 결정에 따른 노동시장 질서 왜곡 우려
  •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남용을 막고,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1년 미만 계약직에 최대 10%의 '공정수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도입했던 공정수당이 중앙정부 차원의 비정규직 처우 개선 핵심 카드로 전격 채택된 셈인데, 막대한 세금 투입과 인위적인 임금 개입에 따른 노동 시장 질서 왜곡 우려가 제기된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공공부문 단기 계약직에 최대 10%의 고용 불안 보상 수당을 지급하고 쪼개기 계약을 원천 금지하는 내용을담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고했다. 

    앞서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비정규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올해 1월부터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 약 2100개소를 대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로계약, 임금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는 약 14만6000명이었고 평균 정액임금은 월 28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1년 미만 계약자는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절반인 약 7만3000이며, 평균 임금은 월 280만원이었다. 

    특히 동일 직종에 종사하더라도 소속기관에 따라 임금 차이가 있었으며, 계약직은 정규직(공무직)에 비해 복지포인트·식대·명절상여금 수령 비율이 낮았다. 예컨대 중앙행정기관의 계약직 월 정액임금은 264만원인데, 1년 미만 계약직은 240만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불안정성'을 보상하기 위한 공정수당을 도입할 방침이다. 1년 근무 시 퇴직금(임금의 8.3%)보다 높은 8.5~10%의 보상률을 설계해 고용 불안과 저임금의 이중 차별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프랑스(10%), 호주(15~30%) 등 해외 사례를 참고했다.

    공정수당은 1년 미만 노동자의 기준금액(254만5000원·최저임금 대비 118%) 대비 계약기간 별로 차등해 지급한다. 계약기간이 짧을수록 고용 불안전성이 크다고 판단해 더 높은 보상률을 적용했다

    구체적으로 △1~2개월 10%(38만2000원) △3~4개월 9.5%(84만6000원) △5~6개월 9%(126만원) △7~8개월 8.5%(162만2000원) △9~10개월 8.5%(205만5000원) △11~12개월 8.5%(248만8000원) 등이다. 

    관건은 막대한 예산이다. 공공 부문 1년 미만 노동자가 약 7만3000명에 달해 매년 상당한 국비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를 두고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세금으로 보전한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노동부는 2027년 예산안에 이를 반영해 지급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일부에선 취약 계층 보호라는 명분과 달리 시장의 수급 원리에 따라 결정돼야 할 '임금'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면서 노동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당을 통한 사후 보상은 근본적인 고용 안정 대책이 아닌 시장 질서를 흔드는 단기적 처방에 그칠 거란 우려다.

    앞으로 정부는 원칙적으로 1년 미만 채용을 금지하되, 불가피하게 1년 미만 계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전심사제를 거치도록 할 방침다. 업무 특성, 계약 기간, 인원 등 필요성을 심사한 후 예외적으로 계약직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전심사제도 개선한다. 심사위원회 구성 시에는 반드시 외부위원을 포함하도록 하고, 사전심사제 운영 여부와 현황 등은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점검 결과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 노동자 중 상시·지속 업무를 맡았음에도 단기계약을 반복 중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정규직 전환 노력을 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2017년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전환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52개소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자' 채용도 제한한다. 만약 실태조사 과정에서 쪼개기 계약 등이 확인될 경우 1년간 근로계약을 보장하도록 하는 불공정 관행 지도·점검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노동부에 비정규직 고용심사위원회도 설치한다.

    한편, 노동부는 지난달 11일부터 쪼개기 계약이 의심되는 30개 지방정부에 대한 기획감독에 착수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 대상을 확대하고, 추가적 논의를 공무직위원회에서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