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기반 동행노조, 공동투쟁본부 탈퇴 공문"전체 조합원 권익 외면" 반발 공식화공동전선 균열로 총파업 동력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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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삼전 노조가 사업부별로 분열되고 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기반의 삼성전자노조동행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주도하는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지기로 하면서다.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와 총파업 예고로 격화된 노사 갈등이 이제는 노조 내부의 노선 갈등과 대표성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번 이탈은 단순한 조직 간 불협화음이 아니다. 삼성전자 노조들이 지난해 11월 임금협상을 위해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협상 결렬 이후 공동투쟁본부로 전환해 함께 대응해 왔다는 점에서 총파업을 앞둔 공동전선 균열로 해석된다. 특히 동행노조가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요청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DS 중심 투쟁 노선에 대한 DX 조합원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공동투쟁본부 탈퇴한 동행노조 … “전체 조합원 권익 외면”

    4일 업계와 노조 측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이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동행노조는 조합원 2300여명 규모로, 이 가운데 약 70%가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 소속이다. 

    동행노조가 내세운 핵심 사유는 공동투쟁본부 내 의사결정 구조다. 동행노조 측은 "특정 사업부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와 협력 요청을 해왔지만, 초기업노조와 전삼노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협의 의사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동투쟁본부가 삼성전자 전체 조합원을 대표하는 투쟁체라는 명분과 달리, 실제 의제는 DS 부문 성과급 요구에 치우쳤다는 문제 제기다.

    노조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동행노조는 자신들을 향한 공격과 비하가 이어졌고, “어용노조”라는 표현까지 나왔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공동교섭단 운영을 위해 협력과 자제를 요청했지만 신뢰가 훼손됐고, 더 이상 협력적 교섭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동행노조는 오는 6일 회사 측에도 공동투쟁본부 탈퇴 의사를 전달하고, 향후 개별 교섭을 요청할 계획이다. 경영진 대상 공문 발송이나 1인 시위 등 별도 대응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공동투쟁본부 중심의 단일 전선에서 벗어나 독자 노선을 택하겠다는 의미다.
  •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DS 중심 성과급 투쟁의 역풍 … DX 이탈 움직임 확산

    노조 내부 균열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사업부별 이해관계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 DS 부문은 AI(인공지능) 메모리 호황을 타고 실적 개선의 중심에 섰지만, DX 부문은 스마트폰·TV·가전 시장 둔화와 원가 부담 속에서 수익성 방어가 더 큰 과제다. 같은 삼성전자 직원이라도 사업부별 실적 환경과 보상 체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공동투쟁본부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과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 300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요구 규모는 최대 45조원으로 계산된다. 이 요구는 DS 부문 성과를 기반으로 한 보상 확대 논리와 맞물려 있지만, DX 조합원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사업 현실과 다른 투쟁에 동원된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실제 내부 이탈 움직임도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한때 7만6000명을 넘어섰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현재 7만4000명대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초기업노조를 탈퇴하고 별도 신규 노조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목은 공동투쟁본부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과반 노조라는 외형이 유지되더라도 총파업은 실제 현장 참여율과 조합원 결속력이 관건이다. 동행노조 이탈은 공동투쟁본부가 내세워 온 “삼성전자 전체 노동자의 공동투쟁”이라는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다. DS와 DX의 이해가 갈라진 상황에서 총파업 동력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노사 갈등에서 노노 갈등으로 … 총파업 명분도 시험대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는 이미 회사 내부를 넘어 시장 변수로 확산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노조 파업 가능성과 성과급 충당금 부담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10%, 11% 낮췄다. 목표주가도 기존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도 노조 리스크가 기업가치 할인 요인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셈이다.

    생산 차질 우려도 작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파업 참여율이 노조원의 30~40%에 이를 경우 글로벌 D램 공급은 3~4%, 낸드플래시는 2~3%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365일 연속 가동을 전제로 하는 초정밀 공정이다. 한 번 멈추면 단순한 조업 중단에 그치지 않고 웨이퍼 손실, 라인 정상화 비용, 고객사 납기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노조 내부 균열까지 겹치면서 갈등 구조는 더 복잡해졌다. 지금까지는 회사와 노조의 대립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DS와 DX, 강경 투쟁파와 독자 교섭파, 성과급 집중 요구와 전체 조합원 권익 요구가 함께 충돌하는 국면이다. 노사 갈등이 노노 갈등으로 확전되면서 총파업의 정당성과 대표성 모두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행노조가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지면서 소속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는 자율 판단에 맡겨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실제 파업 규모와 현장 결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