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동결에도 매파적 성향 뚜렷, 글로벌 긴축 기조 강화한은도 물가 압력에 추가 긴축 가능성 시사, 7월 인상론 힘 실려기업·가계 기초체력 바닥 … 한계기업, 취약차주 부담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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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하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출처=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긴축 페달을 밟으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박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가계와 기업의 기초체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이 한계에 다다른 서민 경제와 취약 기업의 연쇄 부실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는 정책금리(3.50~3.75%)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서 1월과 3월, 4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유지했다.동결 결정 배경으로 연준은 “경제활동은 중동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생산성 증가와 자본투자가 강한 흐름을 보이고, 일자리 증가는 노동력 증가와 보조를 맞추며 실업률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동결'에도 선명한 워시의 매파 본색 … 벼랑 끝 몰린 한은케빈 워시 신임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 금리인하 논의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5년 이상 위원회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며 물가안정 의지를 강조했다.연준이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도 매파적 색채를 드러냈다.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3.8%로 지난 3월 전망에서 0.4%포인트 상향됐고, 점도표를 제출한 연준 위원 18명 중 9명이 연내 25bp 이상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성명서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가 삭제됐다.앞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글로벌 주요국의 긴축 기조는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1일 유럽중앙은행은 2년 9개월만에 정책금리를 연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이어 16일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0.25% 올린 연 1.00%로 결정했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경기 위축 방어가 우선시됐지만 전쟁발 유가 쇼크에 인플레이션 대응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한국은행은 정책 결정에 제약이 커지면서 선택지가 좁혀진 모습이다.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남은 상황에서 글로벌 주요국이 긴축을 이어가면, 국내외 금리 차 확대와 자본 유출 가능성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검토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신현송 총재의 물가 진단도 5월 대비 더욱 매파적으로 변했다. 전날 물가 간담회에서는 임금·소비·서비스물가 등을 언급하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가와 환율 등 공급충격 중심 물가 압력에서 수요측 물가 압력까지 확대시킨 것.시장에서는 한미 금리차와 환율 부담, 물가 재상승 우려까지 겹치며 7월 금융통화위원회 전후 긴축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신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와 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 창립기념사에 이어 물가간담회까지 공개석상에서 네 차례 연속 물가 상방 위험을 언급하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잇따른 물가 경고가 7월 금통위를 향한 정책 신호라는 해석이다.◆ 한계기업 40%·'빚으로 버티는' 서민 … 금리 추가 인상 시 '도미노 부실' 우려문제는 경제주체인 기업과 가계 체력이 이미 바닥났다는 점이다. 현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된다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부 대기업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건설·소상공인 관련 업종은 여전히 고금리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만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전체의 4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수치는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금리 인상기에는 차입이 많은 기업의 부실 위험이 더 커지며, 금융권 리스크 전이 가능성까지 예견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취약차주들의 부담도 누적되는 양상이다.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변동금리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이 다시 늘어나 취약차주의 연체율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금융감독원이 발표한 ‘4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월 말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0%로 0.01%포인트 상승했고, 신용대출 등 주담대를 제외한 연체율은 0.83%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늘었다.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하위 20%인 소득 1분위 가구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3만8000원에 그쳤다. 특히 벌어들인 소득 중에서 몇%를 소비로 썼는지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155.3%를 기록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압박에 서민 취약계층은 생계유지를 위해 버는 돈의 1.5배 이상을 지출하며 빚으로 버티고 있다는 의미다.시장에서는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면서 한국은행의 정책 무게추가 긴축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미 취약해진 기업과 가계의 체력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이 금융 불안과 내수 부진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자영업자의 도미노 채무불이행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실물경제 충격을 넘어 금융권 자산건전성 리스크로 전이되는 2차 파급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