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급망 안전 규정 시행, 원자재 선별 승인 법적 명분 강화
모터·센서용 자석 병목 부상, PE 전략도 관리 부담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연합뉴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연합뉴스, 뉴시스
    미중 정상회담 이후로 희토류 공급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정상회담의 성과로 희토류 공급난 해결을 내세웠지만 중국은 희토류에 대한 통제권을 다층적으로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4월 발표한 공급망 안전 규정까지 더해지며 희토류 자석에 의존하는 완성차와 부품사의 공급망 관리 부담도 한층 커졌다.

    19일 양국 정부 발표 등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중국이 희토류와 핵심광물 부족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기로 했다고 밝힌 반면 중국 상무부는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희토류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이 희토류 공급난 완화를 회담 성과로 받아들인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중국의 확대 통제 유예와 민수용 수출허가 발급, 또 최근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 회복 조짐이 있다. 다만 이는 허가제 안에서 운용을 완화한 것에 가깝고, 이번 회담 발표에서 희토류를 뺀 것도 통제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미중 회담은 희토류 리스크에 대한 양국의 동상이몽을 드러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은 지난해 4월 이트륨, 스칸듐, 인듐 등 7개 중·중희토류 관련 물자에 수출통제를 시작했다. 대상에는 금속, 합금, 산화물, 화합물, 영구자석 재료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산업망·공급망 안전 규정이 시행되면서 희토류 통제를 안보 조치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 공급망을 압박할수록 중국 역시 원자재 공급을 선별 승인하거나 제한할 명분을 갖게 된 셈이다. 국내 기업 역시 미국·유럽의 공급망 규제에 협조했다고 판단될 경우 중국의 대응 조치가 원자재 승인, 협력사 거래로 번질 수 있다.

    차량의 전동화·전장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희토류 리스크는 완성차 업계에 더 민감하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전기차 구동모터는 출력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성능 영구자석을 활용한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기능이 늘면서 카메라, 레이더, 센서 구동부, 액추에이터 등 전장 부품에 들어가는 자석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동화 경쟁이 모터 효율과 전력변환, 통합 구동 모듈로 옮겨가면서 희토류 자석도 생산계획을 좌우하는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를 확보해도 구동모터와 전장용 모터에 들어가는 자석 공급이 막히면 차량 생산은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량에 들어가는 전장 부품과 소형 모터 수가 늘어나는 만큼 희토류 자석 공급 안정성은 차세대 차량 원가와 생산계획 전반의 변수가 된다.

    특히 중국이 허가제와 일반허가, 최종 용도 심사를 통해 공급 대상을 선별할 경우 완성차 업계의 대응은 더 복잡해진다. 수출량이 회복되더라도 어떤 자석업체가 허가를 받았는지, 최종 고객이 누구인지, 미국·유럽 공급망 규제에 협조한 기업인지에 따라 승인 속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단순히 중국산 자석을 대체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이어지는 소재 경로를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부품사 입장에서는 희토류 자석 수급 불안이 완성차보다 더 직접적인 생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구동모터, 센서 모듈, 액추에이터 등은 완성차 조립 전 단계에서 부품사가 먼저 공급망을 맞춰야 하는 영역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전기모터, 인버터, 감속기를 결합한 파워일렉트릭(PE)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희토류 자석의 조달 안정성이 전동화 경쟁력의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