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국민성장펀드 6000억 선착순 판매5년 환매 제한 걸린 고위험 상품, 업스테이지에 5600억 집중 투자 논란하정우 ‘주식 파킹’ 의혹까지 겹쳐 … 이해충돌 공방 정치권 확산정부가 손실 먼저 부담 … AI 쏠림 우려에 검증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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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돈 6000억원이 들어가는 국민성장펀드가 출시를 앞두고 '관치 투자' 논란에 휩싸였다. 5년 환매 제한이 걸린 고위험 상품인데도 특정 AI 기업에 5600억원 규모 정책 자금이 집중된 데다, 하정우 후보 이해충돌 의혹까지 겹치며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오는 22일부터 6월 11일까지 약 3주간 총 6000억원 규모로 선착순 판매된다. 국민 투자금 6000억원에 정부 재정 1200억원, 운용사 시딩 투자금 등을 더해 모펀드를 조성한 뒤 10개 안팎의 자펀드에 투자하는 구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농협은행 등 은행 10곳과 증권사 15곳이 판매에 참여한다.

    하지만 출시를 앞두고 금융권 안팎의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국민성장펀드는 국민 자금과 정부 재정이 함께 들어가는 정책형 상품인 만큼 단순 수익률보다 투자 대상 선정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더 중요하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의 중심에는 업스테이지 투자 건이 있다.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는 지난달 30일 업스테이지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총 5600억원 규모 직접 지분투자를 승인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 1000억원, 산업은행 300억원, 민간 투자금 4300억원이 투입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독자 AI 모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투자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국민 자금이 사실상 특정 AI 기업에 쏠리고 있다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AI 산업 육성을 전면에 내세운 상황에서 정책형 펀드까지 특정 기업 투자 논란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평가다.

    상품 구조를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국민성장펀드는 원금 보장형이 아닌 고위험(1등급) 투자상품이다. 가입 이후 5년간 환매도 제한된다. 정부 재정이 후순위로 손실을 우선 부담하는 구조지만 이는 펀드 전체 차원의 손실 흡수 장치일 뿐 개인 투자자 원금을 직접 보전하는 개념은 아니다. 금융위원회 역시 정부가 투자자 손실 20%를 직접 보장하는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 ▲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 ⓒ연합
    ▲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 ⓒ연합
    논란은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하 후보는 과거 업스테이지 AI 교육사업 자문역을 맡으며 주식 1만주를 액면가 100원에 베스팅 형태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업스테이지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독파모) 참여 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 국민성장펀드 투자까지 받으면서 정치권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후보 측은 하 후보가 AI수석 임명 직후인 지난해 8월 업스테이지 주식 4444주를 주당 100원에 개인에게 처분했다며 이른바 '주식 파킹' 의혹도 제기했다. AI수석 당시 연관 기업이 정부 사업 선정과 정책 자금 지원을 연이어 받았다는 주장이다.

    하 후보 측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정상적 처분"이라고 반박한다. 업스테이지 창업 당시 AI 교육 분야 비상근 자문 역할만 했을 뿐 경영과 의사결정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독파모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사업으로 전문 심사위원단 평가를 통해 선정됐다는 설명이다. 업스테이지 측도 베스팅 계약에 따른 정상적 지분 반환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여전히 석연치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직접 개입 여부와 별개로 정책 방향과 정책 자금 흐름이 특정 기업에 집중되는 모습 자체가 시장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와 산업은행은 국민성장펀드는 개별 투자 건마다 이해관계 조사와 회피·제척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4월 17일까지 투자심의 8건 중 4건에서 심사위원이 이해관계 가능성을 이유로 스스로 회피·제척됐다. 금융위는 "이해충돌 당사자가 실제 심사에 참여한 사례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금융권에서는 "그만큼 내부에서도 이해충돌 가능성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온다.

    수익률 구조를 둘러싼 의문도 남아 있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는 인내자본 성격이 강해 정책 전체 차원의 수익률 목표를 두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국민 돈을 5년간 묶어두는 상품인데, 정책성만 강조되고 투자 규율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는) 국민 자금과 정부 재정이 함께 들어가는 정책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무게가 다르다"며 "산업 육성인지, 특정 산업·기업에 대한 관치형 투자로 비칠 소지가 없는지 금융당국이 보다 투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