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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 전시된 역대 한은 총재 초상화 사본.ⓒ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이창용 전 총재의 퇴임을 앞두고 3000만원을 들여 공식 초상화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역대 총재 초상화를 남겨온 관행을 이어간 것이지만, 내부에서는 권위주의 시절 시작된 전통을 별다른 재검토 없이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작가선정위원회'를 열고 이원희 작가를 이 전 총재 초상화 제작 작가로 선정했다. 이후 같은 달 26일 계약을 체결했으며 완성품은 오는 29일 전달될 예정이다. 이 작가는 김영삼·박근혜 전 대통령 공식 초상화를 그린 인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1968년부터 역대 총재 초상화를 제작해왔다. 초대 총재부터 27대인 이창용 전 총재까지 모두 전문 작가에게 의뢰하는 방식이 이어졌다. 제작 비용도 꾸준히 올랐다. 1960~1970년대 수십만원 수준이던 예산은 1990년대 1000만원대로 올라섰고 2018년 이후에는 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한국은행 측은 "총재 초상화 제작은 오랜 전통"이라는 입장이다. 미국·영국·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 역시 총재 초상화를 남긴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등 헌법기관장 정도만 공식 초상화를 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장관급 예우를 받는 중앙은행 총재의 초상화 제작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직원들은 "총재 초상화를 제작하는 줄 몰랐다", "외부에서 보면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재 중심의 위계적 조직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자조 섞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이창용 전 총재가 재임 기간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초상화 제작은 더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이 전 총재는 취임 초기 경직된 위계질서를 줄이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초상화 제작에는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최근 청사 내부에 역대 부총재 사진 갤러리도 새로 조성했다. 한은은 사보에서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공간에 갤러리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총재 초상화에 이어 부총재 갤러리까지 조성한 것을 두고 간부 중심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