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원화 스테이블코인 '감감' … 육성 공약은 지지부진100만원 미만도 트래블룰 검토 … 사실상 전면 관리체계거래소 비용 부담 확대 … 코인자금, 해외 이탈 부작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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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대한민국 디지털자산 허브' 정책이 추진 1년을 맞았지만 시장이 체감할 만한 산업 육성 성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을 위한 주요 정책 과제들이 제도화 단계에 머무는 사이 과세와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규제는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 의지를 밝혔다. 취임 후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지만 관련 제도는 아직 구체적인 시행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국회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세부 쟁점에 대한 이견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가상자산은 ETF 기초자산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역시 발행 주체와 감독 체계를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 과세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2027년부터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시행할 계획이다.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한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투자자 보호와 AML 규제 체계 정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며 가상자산 이전 거래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업계는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트래블룰 적용 범위 확대를 대표적인 규제 강화 사례로 꼽고 있다. 현재는 100만원 이상 가상자산 이전 거래에 대해 송·수신인 정보를 확인·전달하도록 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안이 시행될 경우 사실상 대부분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에 대해 이용자 정보를 확인·관리해야 하는 만큼 가상자산 거래를 전면 실명제 수준으로 관리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요 해외 시장에서도 소액 거래까지 동일한 수준의 트래블룰을 적용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규제 강도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은 자금세탁 위험을 줄이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는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무는 반면 규제는 구체적인 시행을 전제로 속도를 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이 시행될 경우 거래소들은 소액 거래까지 송·수신인 정보를 확인·관리해야 해 보고·모니터링 업무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거래 모니터링과 고객 확인 절차 확대에 따라 전담 인력 충원과 시스템 고도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만 과도한 규제가 적용되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시장 경쟁력과 이용자 편의성 역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