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 보급 넘어 가공·수출까지 … 코피아 성과 가시화 베트남 잠종 국가 자급률 2028년까지 13% 달성 목표누에 신품종 보급해 생산액 24.4%·생산량 32.1% '쑥'땅콩 시범마을 조성으로 생산액 56%·생산량 53% 증가지방정부·연구기관·농업인·韓기업 참여 가치사슬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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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일(현지시간) 조명래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코피아) 베트남센터 소장이 벹트남 하노이 양잠연구소에서 코피아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우리나라 채소 품종을 보급해 헥타르(ha)당 2500만~3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채소 전문단지가 조성됐으며, 보급종 땅콩을 재배한 농가의 생산성은 일반 재래종보다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누에고치 산업에서는 신품종 'VH2020'을 최초로 개발해 잠종 보급률이 매년 1%씩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지난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양잠연구소에서 만난 조명래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코피아) 베트남센터 소장은 지난 17년 간의 사업성과를 이 같이 설명했다.베트남은 코피아 센터 1호 사업지로 2009년 첫 진출 후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이 첫 사업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양국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어서다. 서로 3위 교역국이자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다. -
- ▲ 조명래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코피아) 베트남센터 소장이 누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누에 신품종 보급으로 농가 소득 증대·정책 확산최근 코피아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베트남 고온 다습한 기후에 맞춰 개발한 흰누에 신품종 'VH2020'의 보급이다. 우리나라는 기후 여건상 봄과 가을 연 2회 정도 누에를 사육하지만, 베트남은 연중 뽕나무 재배가 가능해 연간 10~12회까지 누에를 생산할 수 있어 양잠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코피아 베트남센터는 베트남 기후에 적합한 신품종 'VH2020'을 개발하고 연간 1만450상자를 생산할 수 있는 잠종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옌바이성 번쩐현과 전현현에서 '누에 시범마을 사업'을 추진해 555개 농가가 참여하는 207.5ha 규모의 시범단지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VH2020 품종과 한국의 양잠 신기술, 재배법 등을 현지 농가에 보급했다.또한 애누에 공동사육장 3곳을 조성하고 큰누에 사육장을 개선해 노동력을 절감하는 동시에 고품질 누에고치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누에 사육 잠박과 다단계 재배상 등 양잠 기자재도 지원해 사육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였다. 특히 VH2020은 다수성과 견사율, 견사 길이, 풀림율 등 주요 품질 특성이 우수하며, 생사 1kg 생산에 필요한 고치 소요량을 기존 품종보다 13% 줄여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누에 시범마을 사업은 농가 소득 증대와 정책 확산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시범마을의 생산액은 ha당 3660달러로 24.4% 증가했으며, 생산량도 32.1% 늘었다. 2020~2021년 소득 분석 결과, 양잠 농가의 소득은 벼 재배보다 3.3~4.6배, 옥수수 재배보다 5.6~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업 성과는 베트남 지방정부의 정책에도 반영됐다. 옌바이성은 자체 예산을 투입해 500ha 규모의 뽕밭을 추가 조성하고 1000개 농가에 누에 사육시설을, 250개 농가에 양잠 기자재를 지원하며 사업을 확대했다.또 2023년 베트남 농업환경부에 잠종 연구 인프라 투자 사업 정책을 건의해 채택되는 성과도 거뒀다. 2024년 10월 행정 근무 및 실험동(584㎡) 큰누에 사육동(321㎡) 등 1차 공사가 완료됐고 지난해 5월 잠종 증식 & 애누에 사육동(309㎡), 잠종 산처리동 (84㎡), 뽕 시험포장이 완공되는 등 정부 지원으로 연구 인프라가 확충됐다.코피아 베트남센터는 양잠 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누에고치 껍질에서 추출한 실크 단백질을 활용한 실크비누, 실크치약, 실크 화장품 등 기능성 제품을 개발했으며, 향후 신품종의 조기 보급을 위한 잠종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아오자이와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실크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체험관·홍보관·과학관·판매 및 시음관 등을 갖춘 '누에 테마타운'도 조성할 예정이다.조 소장은 "잠종 국가 자급률을 매년 1%씩 끌어올려 2028년까지 13%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신품종 'VH2020'의 우수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라오스에서도 수출 요청이 들어와 잠종 2박스와 종자 15kg, 묘목 2만주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
- ▲ 허수영 대표가 코피아 베트남센터가 선발한 땅콩품종을 원료로 땅콩버터를 생산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코피아, 기술 이전 넘어 산업 생태계 구축땅콩 역시 코피아 베트남센터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작물이다. 코피아 베트남센터는 응에안성에 500개 농가가 참여하는 60ha 규모의 '땅콩 시범마을'을 조성했다.베트남에서 재배되는 땅콩 품종 14종을 수집해 병해 저항성과 다수성을 평가한 결과, TK10과 L20 품종을 우수 품종으로 선발했다. 이어 땅콩 종자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멀칭과 재식거리 등 재배기술을 개선했으며 농민 워크숍, 전문가 현장 기술지도 등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지원했다. 시범사업 지속을 위해 응에안·응이록·남단 3개소 5개 조합, 403명이 참여한 영농조합도 결성됐다.조 소장은 "땅콩 시범마을의 평균 소득은 일반 농가보다 50% 이상 높다"며 "발아율이 높은 우량종자를 보급하면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됐고, 땅콩오일을 생산해 지역 특산품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코피아 베트남센터는 땅콩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기계화가 부족한 현지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1월 한국산 토양관리기와 탈곡기, 탈피기 등 11종의 농기계를 도입해 시범 보급하고 있다. 현재 농가에서는 수확한 땅콩을 대부분 손으로 털고 있어 기계화가 시급한 실정이다.시범마을 조성으로 땅콩 재배면적은 2021년 750ha에서 2022년 1330ha까지 늘어났다. 생산액은 56%, 생산량은 53% 급증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불량종자와 파쇄종자를 이용해 땅콩 기름을 생산하고 지역 브랜드사업으로 육성하면서 땅콩 부가가치도 높였다.코피아 베트남센터는 베트남 건조지역 땅콩 우량품종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종자 생산 체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신품종 기본식물과 원종을 생산하고, 10ha 규모의 원종 생산단지를 운영해 우량종자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기반을 마련했다. 보급종의 조기 보급을 위해 4곳, 총 100ha 규모의 보급종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종자 생산과 저장시설을 구축했다.땅콩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다낭대와 협력해 피넛버터와 크리스피 코팅 땅콩 등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전시장을 조성해 지역 특산품 육성과 판로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조 소장은 "동아와 원료구매 MOU를 맺어 현지서 생산한 땅콩으로 땅콩버터를 만들기로 했다"며 "코이카 꽝빈성 평화마을 사업지에 땅콩종자를 1ha 시범적으로 보내고 있고 땅콩버터는 케이마켓, 인터넷, 한국으로도 일부 수출했다"고 말했다. -
- ▲ 코피아 베트남센터가 선발한 땅콩품종을 원료로 생산한 땅콩버터와 땅콩기름, 땅콩오일.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코피아 베트남센터가 선발한 베트남 건조지역 적응 땅콩 우수 품종인 L20, TK10을 원료로 땅콩버터를 생산·판매하는 가치사슬도 구축됐다. 지난해 4월 (주)동아 VINA는 코피아와 땅콩버터 원료구매 MOU를 체결했다. (주)동아 VINA는 한국 크레이지피넛과 베트남 동아 기업이 각 50%씩 합작법인이다. 지난해 현지농가에서 생산한 L20 등 3품종을 30톤을 구매해 땅콩 버터로 가공·생산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판매 중이다.조 소장은 "농가들은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통해 생산된 땅콩이 제값을 받고 판매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으며, 기업은 품질이 검증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시장 진출과 제품판매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며 "ODA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수원국 정부와 현지 기관의 신뢰를 확보하고 민간기업이 현지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코피아 사업이 단순 기술 보급을 넘어 지방정부와 연구기관, 농업인, 한국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가치사슬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생산단계에서 선발된 우수 품종과 재배 기술, 가공단계에서의 민간기업 연계, 판매 단계에서의 현지 시장 진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코피아사업의 지속성과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실제로 코피아의 땅콩 보급종은 민간기업의 가공사업으로 이어지며 농가와 기업이 상생하는 구조가 형성됐다.해당 땅콩버터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허수영 대표는 "코피아 보급종 땅콩을 생산하는 지역의 협동조합과 계약을 맺어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아 땅콩버터를 생산하고 있다"며 "코피아 보급종은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풍미와 단맛이 뛰어나 가공에 적합하다"고 말했다.이어 "베트남은 땅콩을 연간 두 차례 재배할 수 있어 저장 원료가 아닌 수확 직후의 신선한 땅콩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며 "코피아 보급종으로 농가들의 생산성이 53% 향상돼 땅콩 생산 단가가 낮아지면서 다른 수입산 땅콩버터보다 20%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