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4.8% 유일한 수익…개인 -24.4%·외국인 -31.9%개인, 반도체 저가매수 베팅…34조 담고 손실 확대외국인, 대형주 팔고 소부장 갈아탔지만 '역효과'급락주 덜고 상승주 담은 연기금…엇갈린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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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 GPT
    코스피가 3주 만에 20% 가까이 급락하는 동안 투자주체별 대응 전략이 극명하게 갈렸다. 개인은 낙폭이 가장 큰 반도체 대형주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물량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외국인은 정반대로 대형주를 팔고 소부장주로 갈아탔고 연기금 등은 상승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이 대응 방식 차이가 고스란히 손익 격차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월22일 9114.55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이달 9일 7291.91까지 19.99% 떨어졌다. 이 기간 투자주체별 순매수 상위 5종목의 주가 흐름을 매수금액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결과 연기금 등은 +4.8%로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고 기관 -22.1%, 개인 -24.4%, 외국인 -31.9% 순으로 낙폭이 컸다. 같은 지수 급락장 안에서도 어떤 종목을 담았는지에 따라 투자주체별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린 셈이다.

    ◆ 개인, "떨어지니까 산다"가 부메랑으로

    개인은 이 구간 SK하이닉스를 21조1540억원, 삼성전자를 13조760억원 사들이며 순매수 1·2위에 나란히 올렸다. 두 종목에만 34조원 넘게 쏟아부은 셈이다. 

    문제는 매수 이후에도 주가가 계속 미끄러졌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291만9000원에서 218만6000원으로 25.1%, 삼성전자는 35만3500원에서 27만8000원으로 21.4% 빠지며 저가매수 판단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SK스퀘어(2조3790억원)와 한화오션(5420억원), 현대차(4500억원)까지 순매수 상위에 올랐는데 이들 종목 역시 각각 32.6%, 32.5%, 23.3% 하락하며 개인이 사들인 상위 종목 전부가 두 자릿수 낙폭을 피하지 못했다.

    개인이 순매도한 종목들의 낙폭은 매수 종목보다는 작았다. 이 기간 2.73% 오른 셀트리온을 2920억원어치 팔아치운 것을 비롯해 LG이노텍(2720억원·-34.42%), 삼성전기(2240억원·-32.99%), 이수페타시스(1950억원·-22.14%), 미래에셋증권(1910억원·-12.69%)까지 매도 상위 5종목의 가중평균 등락률은 -19.3%로, 매수 상위 5종목의 -24.4%보다는 낙폭이 작았다. 

    다만 매도 종목 역시 마이너스권을 벗어나지 못해, 개인은 사고판 종목 모두에서 손실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외국인은 팔아도 물리고 사도 물렸다

    외국인의 대응은 개인과 정반대였다. 삼성전자(14조8190억원)와 SK하이닉스(20조1510억원), SK스퀘어(4조5270억원) 등 대형 반도체·정보기술주를 대거 팔아치우며 비중을 줄이는 대신, LG이노텍(6490억원)·삼성전기(4410억원)·대덕전자(2870억원)·DB하이텍(2510억원)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로 갈아탔다. 언뜻 '선제적 리스크 관리'처럼 보이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외국인이 던진 대형주도 21~33%대 낙폭을 기록했고 새로 담은 소부장주는 27~34%씩 떨어지며 오히려 그보다 더 크게 물려 4개 투자주체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도와 매수 판단이 방향은 정반대였지만 결과는 똑같이 '물림'이었던 셈이다.

    기관과 연기금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기관은 SK스퀘어를 2조870억원(-32.64%)으로 가장 많이 사들이면서도 이 기간 9.2% 오른 KB금융(4960억원), 0.9% 오른 한국항공우주(2410억원)를 함께 담아 손실을 일부 상쇄했다. 다만 기관도 SK하이닉스(1조6130억원, -25.1%)와 한미반도체(4500억원, -28.5%)를 순매도해 반도체주 방향성을 두고는 엇갈린 판단을 내렸다.

    기관 가운데 연기금 등은 아예 상승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24.8% 급등한 S-OIL(760억원)을 비롯해 신한지주(1380억원·3.1%), 셀트리온(850억원·2.7%), 하이브(830억원·1.4%) 등 순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이 이 기간 상승세를 탔다. 

    대한항공(1350억원)만 1.3% 소폭 하락했을 뿐, 나머지 종목이 모두 플러스 수익을 낸 덕에 연기금은 투자주체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적을 기록했다. 

    연기금은 반면 SK스퀘어(4760억원)와 삼성전기(3980억원) 등 낙폭이 30%를 넘은 종목은 순매도 상위에 올려, 하락 폭이 큰 종목을 미리 정리한 판단이 결과적으로 유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급락이 기업 실적 악화가 아니라 반도체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 청산이 겹친 수급 충격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6.17배로 낮아져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 1000선 이탈 저점(6.27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급락, 레벨다운은 중장기 상승추세 국면에서 단기 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