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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기 영향, 실적 순위 바뀐 지방은행

지방은행 판세 뒤집혔다…부산銀 '울고' 대구銀 '웃고'

부산銀 나홀로 4분기 실적 부진에 나머지 은행 웃음꽃
순이익·총자산 추월한 대구銀'…경남銀 서열 2위 등극
지역적 한계 벗어나 해외진출 등 수익 다각화 '골머리'

윤희원 | 2018-02-11 10:11:44

지방은행 간 순이익과 총자산 규모 서열이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동안 지방은행 맹주였던 부산은행이 4분기 실적 부진으로 그 자리를 대구은행에 내주게 된 것이다.

◆부산은행만 나 홀로 하락세…순익 감소에 자산건전성 악화

5대 지방은행의 2017년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대부분 전년 대비 소폭 성장한 무난한 실적을 내놨다.

이 가운데 체면을 구긴 곳은 부산은행이다. 4분기 805억원의 마이너스 순이익을 거두며 대구은행에 왕좌를 내줬고, 경남은행에도 밀렸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20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7.84%(1237억원) 대폭 줄어든 수치다.

반면 대구은행은 전년 대비 10.98% 증가한 294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며, 경남은행도 전년 대비 6.39% 증가한 22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실적 오름세를 주도했던 부산은행이 나락으로 빠진 것은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충당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잠재 부실기업에 대해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추산되는 채권 등을 고려한 행동이다.

실제 부산은행의 대손충당금은 2014년 1538억원, 2015년 1906억원, 2016년 1858억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3246억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이는 부산지역의 경기 침체가 한몫한다. 조선, 해운, 철강, 자동차 등 부산·울산·경남 지역 주력 업종 관련기업의 실적 악화로 부도·도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

순이익 감소에 자산건전성도 자연스레 하락곡선을 타며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잠재 부실 기업에 대한 자산건전성 분류 강화에 따라 3분기 1.15%이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분기 1.53%를 찍으며 전년 대비 0.63%포인트 대폭 상승했다.

은행의 최대 장사 수완인 이자이익을 포함한 총영업이익도 암울하다. 3분기 3128억원에서 4분기 2203억원으로 뚝 떨어졌고, 이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 감소한 1조1694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다시 반등할 기회는 있다. 부실 우려를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만큼 리스크관리 강화와 소매금융 중심의 영업을 끌어올린다면 개선 여지는 있다.

◆대구銀, 지방은행 맹주 "나야 나"…경남銀 서열 2위 등극

웃음꽃을 피운 곳은 대구은행이다. 연이은 악재와 CEO리스크 속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지방은행 순위 기록을 새로 썼다.

현재 대구은행은 박인규 행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채용비리까지 엮이면서 은행 전체가 수개월째 비상사태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대출영업에 내실까지 다져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16년 4분기 1.19%에서 지속 하락하면서 지난해 4분기 0.82%를 기록했다. 

특히 총자산 규모에서 부산은행과 엎치락 뒷치락 하다가 지난해 3분기부터 앞지르기 시작했다. 부산은행 총자산은 5707억원, 대구은행은 5870억원으로 163억원의 차이에 불과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부산은행은 하락세, 대구은행은 상승세에서 승부가 갈린다. 

BNK금융지주 같은 계열사인 경남은행은 부산은행을 순이익 규모에서 이기며 방긋 웃었다.

총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0% 증가한 8315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자마진도 2016년 1분기 2.13%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4분기 2.21%를 찍었다. 수익성 지표에서 부산은행보다 안정적인 흐름이 지속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2014년 이후 하향 안정세다. 4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89%, 0.48%로 전년 대비 0.01%포인트, 0.11%포인트 개선됐다.

지방은행 중 가장 덩치가 작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2016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해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1350억원, 650억원으로 절대값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년 대비 33.0%, 25.0% 증가하며 숨은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두 은행 모두 이자수익자산 확대와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지속 증가했고, 부실자산에 대한 정리가 마무리되면서 대손비용률이 하향 안정화되는 등 자산건전성이 한층 개선됐다.

또한 몇 년전부터 선제적으로 수도권 영업점을 넓혀 지역에 국한하지 않은 영업을 펼친 것도 실적 상승세를 거들었다.

지난해 대출금 비중을 보면 전북 57.7%, 수도권 30.4%였고 예수금 비중도 전북 53.0%, 수도권 42.8%로 타 은행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북은행의 실적 상승은 지난 2016년 인수한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의 공도 컸다. 프놈펜상업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26억원, 총영업이익은 301억원으로 매 분기마다 오름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적 한계라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 있어 새 수익원을 다각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시중은행만큼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진 않지만 차근차근 수도권 소매금융을 확대하고 해외 네트워크 발판을 다져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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