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전망서 0.1%p 낮춰…물가상승률 종전 유지"미중 무역전쟁 예상보다 커져…경제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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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전격 낮췄다.

    고용 부진과 미·중 무역전쟁이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경기 흐름을 다시 점검해본 결과, 올해 경제성장률은 4월 전망치보다 소폭 낮은 2.9%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전망 때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예상한 뒤 올해 1월 3.0%로 상향 조정하고 4월에도 3%를 고수했지만, 4개월 만에 0.1%포인트 낮췄다.

    내년 성장률도 지난 4월 전망 때보다 0.1%포인트 내린 2.8%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국내 경제 성장세가 수출 호조와 소비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률 눈높이를 낮춘 것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점차 커지면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최악의 고용 상황도 한몫한다. 자동차, 서비스업 등 업황 부진과 일부 제조업종 구조조정의 영향이 컸다. 2분기 중 실업률은 3.8%로, 전 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주열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지만 수출과 소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는 지속할 것"이라며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지난 4월에 본 경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처음에는 무역전쟁이 커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날로 커지고 있어 향후 방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며 "무역분쟁이 현실화되면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자세히 살펴볼 것"이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한국은행은 향후 성장경로의 하방리스크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상방리스크로는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정책 영향과 투자 증가세 확대, 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 등에 따른 내수여건 개선을 들었다. 

    이주열 총재는 "성장률을 소폭 낮춘 데에는 상반기 실적을 반영한 배경이 있고, 글로벌 무역분쟁이라는 하방리스크와 추경이라는 상방 요인을 감안했다"며 "우리나라 경기 흐름으로 보면 수출과 소비는 여전히 견실한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종전 전망치와 같은 1.6%로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1% 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1.9%, 10월 1.8%, 올해 1월 1.7%, 4월 1.6%까지 연속 떨어지다가 하향 조정을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