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7억원의 탈세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 돼 1심에서 징역 4년,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24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 회장 측 변호인은 "비자금이 사적으로 사용되지 않았으며 사적으로 쓰인 돈은 개인자금"이라며 "계열분리 전부터 비자금을 조성하는 관행이 있고 이것이 현금성 경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차명 증권계좌를 이용해 조세포탈한 혐의에 대해서는 "이 회장은 시세차익이 아니라 계열 분리 과정에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취득한 것이다"며 "2008년 세무조사 전후로 자진신고 한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회장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조세포탈과 국내 차명주식을 통한 조세포탈 혐의가 주식을 매매와 양도소득세 신고대상인 것을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로 인정된다고 반박했다.

또 "비자금의 조성경위와 목적, 관리 및 보관방법, 사용처 등에 비춰 이 회장이 법인자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충분히 인정 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회장측 변호인은 이 회장이 신장이식 수술 후 건강상태가 악화돼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은밀하게 조성된 비자금은 회사 부실을 초래하고 불법적으로 사용될 여지가 크다며 이 회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60억 원을 선고했지만, 이 회장의 건강상태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 회장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다음달 22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공판기일에는 변호인 측이 신청한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이뤄진다.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