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ICT 기업들이 최근 국내 간편 결제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국내 핀테크 시장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선보이며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쇼핑 지불 수단으로 범위을 꾀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성숙한 단계에 이르지 않아 중국 간편결제 시스템이 큰 변수로 작용될 조짐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이자 글로벌 전자상거래 1위 기업인 알리바바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코리안페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세계적으로 8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자체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통해 이미 중국 결제 시장의 5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700조원의 거래 규모를 갖춘 알리페이는 가맹점 수만 중국 내 50만개 보유하고 있으며, 2003년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누적 매매건수는 모두 423억 건에 달할 정도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알리바바는 코리아페이라는 한국판 알리페이를 국내 본격 상륙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페이가 국내 상륙시 한국 결제 시장을 단시간 내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자금력과 기술력, 중국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상륙을 한다면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알리페이는 서울 명동 등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 약 2만개 가맹점을 확보했고, '요우커'를 겨냥해 전국 유명 백화점과 면세점, 편의점 등을 가맹점으로 넓혀가고 있다.
알리페이와 함께 중국 최대 전자결제사업자로 손꼽히는 텐센트도 국내 간편결제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텐센트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텐페이'는 중국에서 3억명의 결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결제시장 점유율 19%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시장에서 텐센트는 인터파크와 손잡고 텐페이를 한국 내 중국어 전용 사이트의 결제 모듈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신라면세점, 이니스프리, 녹십자헬스케어 등도 이달 안에 가맹점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세븐일레븐도 신규 가맹점 도입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내 업계에선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그리고 삼성페이가 중국 핀테크 시스템에 맞설 대항마로 손 꼽히고 있다.
특히 삼성페이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모든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에선 가장 앞선다는 평가다.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는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바코드나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삼성페이는 최근 온라인 결제 기능을 집어넣기 위해 400여 곳의 모바일 업체들과 손을 잡으며, 온라인 쇼핑 지불 수단으로 사용 범위를 확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내 핀테크 시장이 아직 성숙단계에 이르지 않아 중국 ICT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시장을 빠르게 잠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도 초기엔 여러 서비스가 동시에 사용되다 결국엔 카카오톡으로 사용자가 몰린 것처럼, 간편결제도 막강한 자본력으로 사용처를 가장 많이 확보하면 중국 핀테크 시스템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대 교수는 "중국 대기업들이 한국시장 진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뒤 한국인을 겨냥해 간편결제 서비스하는 것은 시간문제다"면서 "한국판 알리페이가 한국에 상륙하면 단기간에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 사업모델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중국 기업들의 핀테크 시스템을 예상하긴 이르지만 채 막이 열리지 않은 한국 핀테크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때 정부의 국내 핀테크 업체 지원과 업체들의 기술 보완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