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임기단축의 뜻을 밝히면서 탄핵이든 조기퇴진이든 조기 대선이 불가피해졌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임기단축의 뜻을 밝히면서 탄핵이든 조기퇴진이든 조기 대선이 불가피해졌다. ⓒ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임기단축의 뜻을 밝히면서 탄핵이든 하야든 조기 대선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올 하반기 줄줄이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청와대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 축소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한동안 중단됐던 공공기관장 인선이 일부 재개되면서 공모를 통해 인사를 단행할 지, 또다시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지 주목되고 있다. 

30일 기준 현재 기관장 공석이거나 연내 임기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은 20여곳에 달한다. 당장 12월에는 한국마사회(4일), 한국 도로공사(9일), 언론진흥재단(25일) 등 굵직한 기관의 수장들이 줄줄이 물러난다.

최순실 게이트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두달 간 사실상 기관장 인선도 정지상태였다. 더이상 수장을 공석으로 둘 수 없는 기관들은 숨죽인 채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수력원자력은 이관섭 전 차관을 새 사령탑으로 맞았고, 서부발전 역시 정하황 신임 사장이 취임했다. 이틀 뒤 남동발전 신임 사장에 장재원 한전 본부장이 업무에 들어갔다. 한수원의 경우, 이관섭 사장의 취임식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내부 행사로 단출하게 진행했다. 온나라가 국정농단으로 떠들썩한 상황서 직접적으로 외부에 알릴 필요가 있겠느냐는 판단에서다. 

현재 후임 인선이 진행 중인 굵직한 기관은 한국예탁결제원, 기업은행, 한국마사회가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유재훈 사장의 임기가 지난 2일 만료됐고 최근 후임자를 찾기 위한 공모를 마쳤다. 내달 27일 권선주 행장의 임기종료에 발맞춰 중소기업은행 역시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마사회 역시 내달 4일 현명관 회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회장 공모에 들어갔다. 마사회장의 경우 지금껏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들이 독식해 왔다. 현명관 회장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모임인 7인회 멤버였다. 

올해 마사회장 공모에는 총 10명이 지원해 작년보다 공모자수가 2배나 늘었다. 일각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정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조기 퇴진의 뜻을 밝히면서 최종 임명까지 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각 기관은 임원추천위를 열고 복수 후보를 기획재정부 산하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한다. 이후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통해 인선이 완료된다. 

일각에서는 현 시점에 새 공공기관장으로 취임한다고 하더라도 임기를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권과 밀착할 수밖에 없는 공공기관의 경우 정권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들로 채워넣는 이른바 코드인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내년에 조기 대선이 치뤄지면 일찍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