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율 깨고 '최대 경쟁사'에 주요부품 공식 요청"훙하이 일방적 공급 중단 통보에 전략적 '협력' 구축"
  • ▲ LCD 패널 생산라인 모습. ⓒLG디스플레이
    ▲ LCD 패널 생산라인 모습. ⓒLG디스플레이


    삼성과 LG의 전략적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샤프를 인수한 대만 훙하이가 LCD패널 공급을 갑작스럽게 중단하면서 양사 간 협력이 확대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LG디스플레이로부터 40~60인치대 TV용 프리미엄 LCD 패널 70만장을 공급받을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일본 패널업체 샤프로부터 갑작스러운 패널 납품 중단을 통보받았다. 샤프를 인수한 대만의 훙하이가 프리미엄 TV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히면서,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전체 판매량의 7%에 해당하는 300만~400만대의 패널을 샤프에게서 공급받았다. 하지만 훙하이의 일방적인 공급 중단에 패널 공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어려움에 빠진 삼성전자는 기존 거래처인 삼성디스플레이, 이노럭스, 차이나스타 등에 패널 공급을 추가로 요청했지만, 수 개월만에 수 백만대의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손에 꼽히는 상황이다. 특히 샤프가 공급하던 패널이 프리미엄 제품군에 해당돼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만의 도움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됐다.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는 불문율을 깨고 최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에 패널 공급을 공식 요청했다. 자연스럽게 경쟁사 간 협력 관계가 구축된 셈이다. 다소 불편한 동거이지만, 전략적으로 손을 잡아야 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은 LG디스플레이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해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간 협력을 강조해 온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태도를 감안할 때 패널 공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의 부회장은 지난달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을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공급 시기는 올해 이른 하반기부터가 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협력관계가 구축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데보라 양 IHS마킷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처음으로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70만 장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1550만대), 이노룩스(1350만대), BOE(1000만대) 등의 패널업체들로부터 총 5500만대의 패널을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