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모달트램은 디젤油에 발목… 2020년 이후 자율주행 수소버스 도입 전망
  • ▲ 바이모달트램.ⓒ연합뉴스
    ▲ 바이모달트램.ⓒ연합뉴스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가 미래 신교통수단의 경연장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핵심 대중교통정책인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달릴 전용차량에도 관심이 쏠린다.

    애초 도입을 전제로 시범운행까지 마친 바이모달트램은 변신이 불가피한 상태다. 전기트램으로 환골탈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기술력을 보유한 수소 굴절버스가 수요 창출을 계기로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따르면 세종시와 주변 광역권을 공동 생활권으로 묶기 위한 '2030 광역대중교통 추진전략'이 최근 수립됐다.

    전략의 핵심은 BRT를 광역화·고급화한다는 것이다. BRT는 전용차로와 우선 신호 등을 통해 정시성을 확보하는 급행버스 체계를 말한다.

    행복청은 애초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해 실용화 단계에 들어간 바이모달트램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시험운행도 마쳤다.

    바이모달트램은 버스 두 대를 길게 연결한 형태로, 탑승 인원은 좌석·입석 포함 99명쯤이다. 소음, 굴절각도 등 1세대 모델의 단점을 보완한 2세대 모델이 개발됐다.

    세종시와 행복청은 대용량 차량인 바이모달트램을 BRT 노선에 투입하면 출퇴근 시간대 시내 유동인구가 많은 정류장의 교통혼잡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돌연 행복청이 세종시의 친환경 개발 콘센트를 이유로 디젤연료를 쓰는 바이모달트램 도입에 난색을 보이면서 대체 차량을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바이모달트램은 디젤을 연료로 전기를 생산해 바퀴를 움직이는 방식이어서 친환경 차량이라고 하기에 한계가 있다.

    행복청은 일단 연내 대용량 친환경 버스 4대를 발주하고 2020년까지 12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바이모달트램 실용화사업을 주관하는 우진산전은 행복청이 사업을 발주하면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의 바이모달트램을 친환경 차량인 전기트램으로 개조해 공모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차량인 만큼 안전·환경성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하지만, 전기트램은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으므로 배터리 용량 등 안전성만 재인증하면 돼 차량 공급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견해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인증 기간 서너 달을 포함해 차량 제작·공급에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 현대차 CNG 굴절버스.ⓒ현대차
    ▲ 현대차 CNG 굴절버스.ⓒ현대차

    우진산전의 전기트램 경쟁 상대로는 현대차의 수소 굴절버스가 거론된다.

    현대차는 아직 실용화 단계는 아니나 수소연료를 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수소버스도 양산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양산의 걸림돌은 시장 수요와 충전 인프라 등의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이다.

    행복청은 BRT 시스템을 고급화하기 위해 수소·전기 친환경 연료 충전 인프라 구축 계획을 세웠다. 2020년까지 4개소, 2030년까지 20개소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수소 버스는 2020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은 천연가스(CNG) 굴절버스가 유력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CNG 굴절버스를 개발해 선보였다.

    당시 수입됐던 이탈리아 이베코(IVECO)사의 굴절버스는 1대당 생산비용이 현대차가 개발한 차량보다 1억원 이상 비싼 5억6000만 원대였고, 좌석 구조나 배열이 한국인 체형에 맞지 않아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시 굴절버스가 상용화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었고 수요도 적어 양산하지는 않았다"며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은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수소버스는 아직 도입하기에 비싸 실용화 단계가 아니므로 2020년 이후 도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라며 "일단 전기나 CNG를 연료로 하는 대용량 버스를 구매한다는 방침으로, 수입보다 국산 차량을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행복청이 장기적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친환경 대중교통을 지향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전기트램,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현대차의 수소버스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