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개 계열사 '1040조' 기록…작년 말 865조 대비 20.3% 증가"中 사드 경제보복 직격탄…'현대기아차-롯데' 그룹 '부진' 눈길
  • ▲ ⓒ 뉴데일리
    ▲ ⓒ 뉴데일리


    국내 2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이 올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시총이 17% 늘어난 가운데 이들 그룹의 시총 증가율은 20%로, 몸집을 더 빠르게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2일 코스콤에 따르면 시총 상위 20대 그룹 상장사 189곳의 시총은 지난달 30일 기준 1040조 5113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865조1705억원) 보다 20.3%(175조3407억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총은 1770조9550억원으로 17.3%(260조9920억원) 증가했다. 20대 그룹 시총이 3%포인트 더 높게 늘어난 셈이다.

증권, 전기전자, 운수업종이 주력인 그룹 10곳이 증시 전체 시총 증가율을 넘어서며 약진했다. 다만, 내수시장을 주 공략 대상으로 하는 그룹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그룹 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그룹의 덩치가 올 들어 가장 커졌다. 

미래에셋그룹 시총은 지난달 30일 8조3322억원으로 전년 말에 대비 160.1% 급증하며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지난해 말 합병 등기를 완료하고 미래에셋대우를 국내 자기자본 1위의 최대 증권사로 올해 초 출범시킨 효과다. 미래에셋대우 주가 역시 지난달 30일 1만1050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52.6% 뛰었다. 
  
이어 한진그룹의 시총은 5조8424억원으로 올 들어 71.8% 늘어, 2위를 차지했다. 

한진그룹의 시총 증가는 항공업황 개선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이끌었다. 특히 한진칼은 지분 100% 자회사인 저가항공사 진에어가 일본·동남아 단거리 여객 수요로 실적 개선감이 반영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주가가 72.6% 급등해 이목을 끈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 주가도 41.5% 상승했다. 

시총 증가율 3위의 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45.7%)이 차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된 신설 회사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이 분할 상장된 것이 시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4위는 시총이 28.0% 증가한 SK그룹이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올 들어 50.8%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매각 이슈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SK증권과 물류 자동화 업체 에스엠코어의 주가도 각각 58.8%, 35.2% 뛰어 올라 힘을 보탰다.

LG그룹은 5위를 기록했다. 소재부품제조사인 LG이노텍(86.7%), LG전자(55.4%), LG유플러스(36.2%) 등 계열사 주가가 활약해서다.

삼성그룹 시총은 올 들어 23.6% 늘어 시총 증가율 6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기(100.8%), 삼성바이오로직스(93.4%), 삼성SDI(57.3%), 삼성중공업(34.6%), 삼성에스디에스(32.3%), 삼성전자(31.9%) 등의 주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삼성증권(30.3%)을 제외하고 삼성카드(-1.6%), 삼성화재(4.8%), 삼성생명(4.0%) 등의 금융주가 부진해 발목을 잡았다.

이 외에도 신세계(23.1%), 한화(19.6%), GS(19.0%), KT&G(17.5%) 등 총 10개 그룹의 시총이 전체 증시 시총 증가율을 넘어섰다. 

반면 효성(14.6%), S-Oil(12.5%), 롯데(12.0%), KT(10.5%), 포스코(10.0%), 현대백화점(7.4%), 현대차(3.7%), CJ(3.0%), 영풍(2.2%), 두산(-4.2%) 등 10곳은 전체 증시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시총 3위 현대차그룹의 부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시장 부진으로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 주가가 올 상반기 9.2% 오르는 데 그쳤고, 기아차는 오히려 2.7% 떨어졌다.

시총 순위 4위인 국내 최대 유통 대기업 롯데그룹도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체계(사드) 경제보복의 타격, 호텔롯데 상장 지연 등으로 기대에 미치미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