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9개 국립대 '네트워크' 추진 포럼-TF-보고서 '속도전'
  • ▲ 지방 국립대 9개교가 대학 간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면서 학생들이 의견 수렴 없는 통합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뉴시스
    ▲ 지방 국립대 9개교가 대학 간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면서 학생들이 의견 수렴 없는 통합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거점국립대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가운데, 국립대 간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지방거점국립대들이 논의 중인 '연합국립대 체제'는, 각 대학의 교명을 '한국대학교'(가칭)로 통일하고 지역별 캠퍼스를 구성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통합 논의가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학생들은 벌써부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5일 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4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거점국립대의 역할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협의회 포럼에서 연합국립대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부분이 다뤄졌다.

    거점국립대 총장협은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서울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10개 국립대의 협의기구로 이날 포럼에서는 서울대를 제외한 9개교가 참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공립대 특화 및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5월 열린 한 강연에서 국공립대 네트워크에 대한 필요성은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학 연합체제 구성을 국립대 9개교가 개시하면서,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본격화된 분위기다.

    이날 포럼에서 윤여표 충북대 총장은 대학 간 특성화를 기반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1단계에서 현황 분석 등을 진행하고, 2단계는 분업·협업 등 정보시스템 연계로 자원 공동 활용 부분을 마련, 3단계에서는 공동 교육과정 운영 등을 제안했다.

    김상동 경북대 총장은 국가 연구시스템과 특성화된 거점국립대를 통합하는 '거점국립대 연구 플랫폼(NURP)'를 제시하면서 미국 내셔널 랩(National Lab)을 사례로 들었다.

    1931년 설립된 내셔널 랩은 버클리 대학이 운영하는 로렌스 버클린 국립연구소로 미 연방 정부의 지원금으로 대학 등이 운영하는 국책연구소 형태로 미국 산업 경쟁력 100년을 뒷받침해왔다고 김 총장은 설명했다. 이에 NURP이 구축되면 연구 분야별 수월성을 확보하고 교수는 이론 및 기초분야 지도 등으로 인재 육성의 전환점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체제 구축과 관련해 9개 국립대는 태스크포스(TF)팀 구성해 올해 8~9월 교육부에 통합 계획을 보고한다는 계획으로, 이에 대한 세부적인 부분은 보고서 완성 단계에서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충북대 관계자는 "아직 국립대 네트워크와 관련한 내용을 학내에서는 잘 모른다. 국립대 기획처장들이 만나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 측은 "현재 총장협에서 논의 중인 부분에서 공론화된 것은 없다. 협의회 차원에서 결정이 나오면, 국립대 입장에서 좋은 기회이니깐 따라가려는 분위기가 될 듯 하다"고 내다봤다.

    계획대로 통합 체제가 구축되면 9개 국립대 연합에 따른 신입생 모집은 빠르면 2019학년도 입시부터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교수·직원 등 대학 3주체로 학생이 논의 과정에 배제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국립대 9개교의 소속 학생들은 각 학교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나무숲 등에 '우리에게 이득이 있냐' '2년만에 진행하기에는 급해 보인다' '갑자기 통합이라니 무슨 마른 하늘에 벼락 맞을 일인가' '중복학과 개설 시 서열화는 필연적이다' '중요한 일을 학생 의견 수렴 없이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의견을 내놓으며 반대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국립대 간 통합이 최종 확정될 경우 향후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겨진 셈이다.

    국립대 연합체제 구축과 관련해 교육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립대 통합은) 포럼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