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노조·서생면 주민, 대정부 투쟁 예고탈핵단체, 원전 백지화 요구 갈등 증폭
  • ▲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하는 한수원 노조ⓒ연합뉴스
    ▲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하는 한수원 노조ⓒ연합뉴스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 결정의 후폭풍이 거세다. 한수원 노조는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법적 대응과 대정부 투쟁을 예고한 반면, 탈핵단체는 이같은 결정을 환영하며 원전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원은 지난 14일 오전 경주 보문단지에 있는 한 호텔에서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개최했다. 당초 13일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있는 한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노동조합과 신고리 원전 인근 주민이 집회를 열어 강하게 반발해 무산됐다.

    한수원 노조와 신고리 원전 인근 주민은 기습 개최된 이사회에서 나온 중단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이사회 직후 김병기 한수원 노조 위원장은 "군사 독재 시절에나 가능한 기습 통과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내일 오후 1시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 앞에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이사회 무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튿날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건설현장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노조는 "지금까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원전을 가동했다"며 “한수원 이사진이 과거 정부에서는 '원전이 필수'라더니 정부가 바뀌었다고 졸속으로 건설중단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변호인단과 협의해 이사회의 의결에 맞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서둘러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 현장인 서생면 주민들도 조만간 회의를 열고 한수원 이사회 결정에 대한 법적 대응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생면 주민은 "지역 주민을 배신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한수원을 믿지 못하니 대정부 상대로 해서 주민들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 탈핵단체는 원전 중단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회원 50여명은 지난 14일 울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롯데백화점 울산점까지 약 3㎞를 행진하며 탈핵 구호를 외쳤다.

    용석록 탈핵울산공동행동 사무국장은 “신고리5·6호기를 건설하지 않아도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다”면서 “다만 건설 중단에 따른 근로자 임금보전과 주변 주민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이 넘어온 만큼 빠른 시일내 공론화위원회를 발족하겠다는 방침이다.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인사를 위원장으로 해 나머지 8명의 위원은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등 4개 분야에서 각각 2명씩 선정한다.

    이르면 다음주 꾸려질 공론화위에서는 시민배심원단 선발기준과 인원수가 결정된다. 시민배심원은 찬반 양측으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듣고 공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전문가 토론 등을 지원한다. 최종적으로 신고리 5·6호기 공사 진행 여부는 시민배심원단의 판단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