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원 투입 생산 능력 3배 확대… 최대 50만대
  • ▲ 경동나비엔 베이징 신공장 조감도. ⓒ경동나비엔
    ▲ 경동나비엔 베이징 신공장 조감도. ⓒ경동나비엔

     

    지난해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시작된 중국의 경제 보복이 1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화장품,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면세점 관련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수직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보일러시장 1위 기업인 경동나비엔은 오히려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현재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 신공장을 짓고 있다. 신공장은 약 4만8000㎡(1망4500평) 면적에 단계적으로 건설되며, 완공시 경동나비엔의 중국 생산 능력은 연간 50만대로 늘어난다. 현재(연간 10만대)의 5배가 넘는 규모다.

     

    경동나비엔은 신공장 건설을 위해 올해에만 공사비로 약 13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연 30만대 규모로 보일러·온수기 생산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문제는 정치적 상황. 자칫 사드 문제 등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면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동나비엔 측은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자신감 속에는 "보일러는 B2B(기업간 거래) 성격이 강한 제품이어서 큰 영향이 받지 않을 것"이라는 속내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베이징 신공장 건설은) 이미 국내에 건설한 서탄공장을 통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연간 200만대 생산이 가능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중국 현지 공략을 위한 새로운 교두보까지 마련하게 되는 것"이라며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이 사드 보복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 시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내 시장이 포화인 상태에서 중국은 미래 성장을 위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최근 심화되는 대기 오염과 소득 증가로 친환경·고효율의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이유다.

     

    현재 중국 정부는 석탄 난방으로 인한 심각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난방방식 전환을 위한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하북 지방을 중심으로 석탄을 사용하는 중앙난방 대형 보일러를 개별 가스보일러로 전환하는 석탄개조사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석탄개조사업으로 약 30만~40만대의 가스보일러가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산둥성으로 확대될 예정으로, 중국에서 가스보일러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성장세라면 경동나비엔의 신공장이 완공되는 2020년에는 중국의 가스보일러 시장규모가 최소 300만대에서 최대 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중국에서 판매되는 가스보일러의 70~80%가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저가 제품이어서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를 공급하는 경동나비엔에게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중국의 보일러·온수기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세계 최대 시장 규모로 발전하고 있다"며 "경동나비엔이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콘덴싱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동나비엔은 지난 1993년 업계 최초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일찍부터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왔다. 이후 중국에 온돌 난방의 우수성을 알리며 시장 1위에 오르는 등 '난방 한류'를 주도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중국가스기기품질감독검측소가 선정하는 '중국 벽걸이보일러 10대 브랜드'로 연속해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