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협회장, 자체 혁신안 방향 등 협회 입장 공정위에 전달"프랜차이즈 본사 조사 중단, 연말까지 자정 노력 시간 달라" 요청할 듯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8일 오후 2시 30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과 만나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모델의 과감한 전환을 당부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이날 박 협회장과 협회 수석부회장, 부회장과 만나 지난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
우리나라에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이 도입된 지 벌써 40년이 흘렀다"며 "프랜차이즈는 대한민국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실업자, 조기퇴직자들의 소자본 창업 수단으로 각광받아 지난 40년간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고 운을 뗐다.

이후 
프랜차이즈 산업의 매출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했고 관련 종사자 수도 8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프랜차이즈가 대한민국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맹산업이 외형적으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가맹본부의 경영윤리와 상생의식이 질적으로 성숙되지 않았고 제도적으로 가맹점주 보호장치도 사각지대가 존재해 가맹점주들이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
최근 대만 카스테라 폐업 사태, 가맹본부 오너의 추문으로 인한 불매운동 등 프랜차이즈 문제는 진화하고 있으며 산업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가맹본부의 축적된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프랜차이즈 고유의 장점은 사라지고 가맹점주를 착취하는 본사의 이미지만 부각돼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
유통마진이 아닌 매출액 또는 이익 기반의 로얄티로의 수익구조 전환, 물품 구매에서의 사회적 경제 실현 등좀 더 선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의 과감한 전환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국내 가맹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가맹본부는 필수품목 마진과 가맹사업 과정에 참여하는 특수관계인의 업체명, 매출액 등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가맹점주 동의하에만 제휴할인 등 판촉행사를 할 수 있고 부도덕한 행위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한 오너나 임원은 가맹점의 매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또 가맹점단체의 법적 지위도 강화되며 가맹점에 계약해지 등 보복을 하면 최대 3배의 손해배상 책임을 본사가 져야 한다.

공정위의 발표 이후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위의 방안을 적극 수용용한다"면서도 "자정 노력할 시간을 연말까지 달라"며 김상조 위원장과의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는 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요청을 공정위가 받아들여 성사됐다.

김상조 위원장은 "
협회에서도 정부와 협력해 가맹점주 권익보호와 건전한 가맹시장 조성을 위해 노력해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시너지를 통한 이익 창출·공유의 상생 모델인만큼 협회의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
이번 가맹분야 종합대책과 관련해 염려도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 이 자리가가맹분야의 거래관행이 크게 진일보하는 건설적인 대화의 장이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 협회장(짐월드 대표이사)을 비롯해 이범돈 수석부회장(크린토피아 대표이사), 
이규석 수석부회장(일승식품 대표이사). 송영예 수석부회장(바늘이야기 대표이사), 김익수 부회장(채선당 대표이사), 김영철 부회장(놀부 대표이사), 신신자 부회장(장충동왕족발 대표)가 참석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모두발언 이후 간담회는 약 90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협회 측은 
이 자리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일자리 창출정책에 전 프랜차이즈업계가 적극 동참할 뜻을 밝히고 최근 업계를 둘러싼 논란와 관련한 자체 혁신안 방향 등 협회의 입장을 공정위에 전달한다.

또 '
유통마진 공개 및 로열티 추진',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와의 상생 및 소통방안', '불공정행위 감시 및 피해예방 방안; 등 최근 산업 현안 전반에 대한 업계의 입장을 전달하고 정부와 정책방향을 협의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달
 맥도날드·롯데리아·엔제리너스커피(롯데지알에스)·BHC·굽네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고 연말까지 50개 외식 브랜드를 조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협회 측이 이들 업체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고 연말까지 자정 노력할 시간을 달라고 간담회에서 다시 한 번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 위원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