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노마드족 겨냥 추천·동반가입·SNS 권유로 우대 혜택고객 입소문·셀프 홍보로 신규 고객 유입 쏠쏠한 시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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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함께 가입하실 분, 3자리 남았어요"

#회사원 A씨는 최근 재테크 노하우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방문해 적금 가입을 권유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우리종합금융의 '더조은적금'을 여러사람과 함께 들면 우대금리로 최대 연 4.75% 혜택을 볼 수 있어서다. 동반 가입을 원하는 이들이 빠르게 몰리며 A씨의 모집글은 순식간에 마감됐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높은 금리를 찾아 헤매는 금리 노마드족이 늘고 있다. 

0.1%포인트라도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이들을 추천하고, 함께 가입하는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은행들이 추천인 제도를 접목한 금융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신상품 기본 금리가 1%대에 불과하다보니 우대금리 혜택을 내걸고 추천 제도를 적극 운영 중이다.

금융소비자가 적금이나 예금 가입시 생기는 추천번호를 공유해 서로 추천인으로 등록하면 0.1~0.5%포인트 가량의 우대금리를 얻는 방식이다. 

각 은행 별 대표상품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에서는 'KB스마트폰 적금'이 대표주자로 꼽힌다. 

지난 2010년 선보인 이 적금은 오랜시간동안 꾸준히 가입자를 늘리며 국민은행 인기상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에서 가입할 수 있는 적금으로 한 사람당 월 1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적금 가입시 추천번호를 입력하면 추천한 사람, 추천 받은 사람 모두 0.1%포인트 금리 혜택을 받게 된다.

추천 수에 따라 최대 0.3%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어 금융권 대표 품앗이 상품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이콘 적립이나 굿다운로더, KB락스타통장 등 우대이율을 전부 합치면 연 0.9%포인트를 얻어 최대 2.2% 이자 혜택을 볼 수 있다.

우리은행도 타인과 함께 친구 번호를 각각 등록할 경우 최대 0.3% 포인트 추가 이율을 제공하는 '우리꿈적금'을 판매 중이다.

추천 제도와 함께 스마트뱅킹 가입, 금리우대 쿠폰을 적용하면 최대 2.1%의 이자를 얻을 수 있다 . 예금 가입기간은 6개월부터 36개월로 다양하고 월 납입한도는 300만원이다.  

농협은행의 'e-금리우대적금'은 한달에 2000만원까지 넣을 수 있어 적금 큰 손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상품이다.

이 상품 역시 추천계좌와 피추천계좌에 각각 0.1%포인트씩 최대 0.3% 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최대 2.15% 이자를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추천인 제도 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활용해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곳들도 있다.

KEB하나은행은 SNS로 타인에게 적금 추천시 연 0.5%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오늘은 얼마니 적금' 상품을 지난 5월 선보였다. 최대 월 1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6개월에서 1년까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SNS 적금 추천 뿐만 아니라 KEB하나은행이 선보인 텍스트뱅킹 이용 및 하나머니로 이자 적립 서비스를 신청하면 최대 2.2%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SNS에 타인에게 상품을 추천하고 상대가 가입시 연 0.4%포인트 금리를 제공하는 '알파레이디 적금'을 운영 중이다. 

기념일 입금과 신한은행 민트 레이디클럽 게시판 사연 등록을 수행하면 최고 0.7%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사실 기존 시중은행에서 0.3%에 불과한 우대금리 혜택을 받기가 수월한 편은 아니다.

최근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는 인터넷 쿠폰을 제공해 우대금리 혜택을 비교적 쉽게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추천 기반 상품의 인기가 시들지 않는 이유는 입소문 마케팅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만난 적 없는 타인이지만 다른 사람이 가입했다는 사실에 신뢰감을 갖고 스스로 가입한 뒤 추천을 이어가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이 적금을 스스로 가입한 뒤 추천인을 모으거나 SNS 홍보를 하면서 타인들과 시너지를 내는 것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며 "번거로울 수 있지만 시간과 공을 들인 금융 상품에 애착을 갖는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