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수출 소폭 둔화 전망…가계소비 확대폭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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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례없이 긴 추석 황금연휴가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내달에는 일하는 날이 크게 줄기 때문에 생산이 감소하고 수출 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휴에 국내 소비가 늘어나며 부정적 효과를 만회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올해 추석 연휴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9일까지 최장 10일로 길어졌다. 일하는 날은 총 16일이다.

    지난해와 10월 조업일수만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지난해는 추석이 9월 중순이었고 10월에는 3일 개천절에만 쉬었기 때문이다.

    일하는 날이 줄면 생산 감소는 불가피하다.

    자동차와 조선업계는 기본적으로 열흘을 다 쉬는 분위기다.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생산 공장도 일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지만 보통 공휴일에는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다.

    생산과 수출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저효과와 추석 연휴에 따른 근로일수 축소 등으로 4분기에는 한국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추석 연휴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인 반도체·디스플레이는 공정 특성상 설비 가동을 멈출 수 없어 연휴에도 생산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철강과 석유화학도 마찬가지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수출은 장기계약을 하기 때문에 연휴 때문에 물량을 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진 않는다"며 "연휴 전에 미리 생산을 해서 재고를 많이 확보해둘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휴가 10월 한 달 수출 규모에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연휴 전후로 당겨지거나 미뤄지는 것이어서 연간 수출 규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휴일이 늘어나면 가계소비가 확대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2015년 정부가 샌드위치 휴일이었던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자, 메르스 사태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풀리고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당시 정부 분석으로 14일부터 3일 연휴 백화점 매출과 대형마트 매출이 1주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 26% 증가했다. 야구장, 놀이공원, 박물관 등의 입장객도 급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요가 많지 않아서 가동률이 낮아진 상황에서는 긴 연휴로 소비가 늘어나면 생산 차질을 만회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 연휴 동안 해외로 떠나는 직장인들이 많아 국내 소비 증가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연휴 동안의 주요 여행사 해외여행 상품 예약은 작년 추석 때 2배에 달한다.

    또한 가계 소득 증가율이 낮기 때문에 가계소비가 크게 늘어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결국 이번 황금연휴가 우리 경제성장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 앞에는 긴 연휴 뿐 아니라 북한 도발,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미국 보호무역주의 등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국내 가계 자금 여력과 북핵 문제로 인한 불안 등을 보면 소비가 얼마나 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