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사행성 인식-복잡한 인허가-고세율 등으로 허덕 각국 '외화획득-고용창출' 방점… 복합 리조트 적극 지원
  • ▲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 전경 ⓒ 파라다이스그룹
    ▲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 전경 ⓒ 파라다이스그룹



    한국의 카지노 업계가 아시아권에서도 변방으로 내몰리고 있다.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 처럼 호텔, 쇼핑몰, 국제회의 시설(MICE) '복합 리조트'로 옷은 잘 차려입기 시작했지만 덕지덕지 규제에 숨 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카지노 시장은 연 30조 규모의 독보적 1위 마카오를 필두로 싱가포르, 한국, 필리핀 등의 신흥 시장이 경쟁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주 고객 중국의 반부패 정책에 따라 비(非) 카지노 시설을 강조한 복합 리조트형 사업이 강세를 보이며 각국은 하드웨어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카지노 시장 규모는 2조9044억원으로 2016년 2조8044억원 대비 약 3.6% 성장했다. 2015년 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이 크게 하락한 후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전반적인 규모는 매년 상승세다.

    아시아 내 경쟁국인 싱가포르와 필리핀은 지난해 4조원, 3조원 규모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그동안 카지노를 금지해왔던 일본은 지난해 복합리조트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2020년 중 사업을 본격화한다.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등 국내에서도 복합 리조트 사업이 시작되자 한국 카지노의 해외 경쟁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 4월 개장한 파라다이스시티는 쇼핑몰, 호텔 등 논 게이밍(Non-gaming) 시설 투자비를 당초 예산보다 크게 늘렸다. 개장 초기 사드 이슈로 카지노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 만큼 논 게이밍 시설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 사활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VIP(고액 배팅자) 위주의 수익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일본,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업계는 복합 리조트가 카지노 산업의 새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정책 변화와 국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국내 카지노 산업에 대해 ‘사행성’이라는 인식이 강해 관련 규제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 ▲ 영종 미단시티 복합카지노 조감도 ⓒ 인천도시공사
    ▲ 영종 미단시티 복합카지노 조감도 ⓒ 인천도시공사



    인천 영종 미단시티와 인스파이어 복합 카지노 사업은 감독 기관의 인허가 지연으로 예정보다 사업이 뒤처져 있는 상태다. 카지노, 호텔, 쇼핑몰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 복합 카지노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해당 지자체 등 시설마다 담당 기관이 달라 인허가 절차가 다소 복잡하다.

    주변 국가 대비 높은 카지노 세율도 부담 요인이 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내 카지노에는 관광진흥기금, 개별소비세, 교육세, 법인세 등 개별법에 따라 다양한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업계는 주변국 대비 높은 세율은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지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현 과세 항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한 조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주변 경쟁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 신흥시장은 낮은 세율로 국내외 투자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카지노 사업이 외화획득, 고용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적극적인 규제개선과 지원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 내 복합리조트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현시점에는 규제 개선을 통해 외국 고객 이탈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