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뉴데일리
지난 7년간 추진됐던 원격의료 정책이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폐기수순을 밟자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를 이끌었던 관련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화두 속에 국내 디지털헬스케어산업 발전을 위해 의료계와 산업계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의료계와 산업계는 대한병원협회 시도병원협의회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U헬스케어, ICT 의료서비스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통해 중지를 모았다.
의료학계는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의 안전성과 임상적 유용성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의사로서의 시대적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헬스케어 시대 의료계의 역할'이라는 내용으로 주제발표를 한 가톨릭의대 의료정보학과 김헌성 교수는 "디바이스나 플랫폼이 발달하면 의사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없어진다기보다 '세분화'되는 것"이라면서 "여기서 의사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생각하는 디지털헬스케어에서 의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의료서비스 중심의 디지털헬스케어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당뇨관리앱이 있다면, 실제 임상에서 해당 앱이 환자의 건강 관리에 어떤 결과를 낳는지 등 안전성과 정확도를 입증하는 임상근거를 만드는 게 의사들의 역할이라는 것.
토론 패널로 참여한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상열 교수는 장기적인 효과를 입증할 임상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의료서비스 측면에서 디지털헬스케어의 효과나 가능성을 많이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메타분석을 해보면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는 등 확실히 해당 기술이 환자를 이롭게 하는가에 대한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소비자 중심의 디지털헬스케어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가천의대 길병원 헬스IT연구센터 정은영 팀장은 "디지털헬스케어가 의료비 절감과 편리함이 있다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피부에 안느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예컨대 기계 조작이 쉽지않은 고령자들도 잘 접근할 수 있는 디바이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에 허용된 의료인 간 원격의료의 보험 급여화가 현재 꽉 막혀있는 스마트헬스케어의 법 제도 변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인성정보통신 김홍진 이사는 "도서산간 지역에 허용된 원격진료, 이를 통한 의약품 구입은 모두 건강보험 적용이 안돼 값이 비싸다"면서 "예외적인 원격의료조차 급여권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지방자치제 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는 현실이니, 누가 나서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합법한 의료인 간 원격의료의 보험개시가 되는 시점이 제도 변화의 실질적 시점"이라면서 "현실적으로 국내 스마트헬스케어 법제도 변화는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