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와병-이재용 부회장 구속수감으로 '부재'


삼성그룹과 SK그룹이 이번주 창업주인 선대 회장의 추모식을 진행한다.

공교롭게도 두 그룹의 '후계자'가 창업주의 추모식을 전후로 소송 일정이 잡혀있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양측은 올해 행사를 되도록 조용하게 치른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호암재단은 오는 17일 오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선영에서 호암(湖巖)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30주기 추모식을 개최한다. 기일(11월 19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이틀 앞당겨 치른다.

올해도 추모식 당일 이른 시간 가족들의 참배를 시작으로, 오전 삼성전자 임원진의 추도행사에 이어 오후에는 CJ, 신세계, 한솔 등 이른바 범(汎)삼성가의 그룹 임원들이 잇따라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수감으로 모두 참석하지 못하는 가운데 가족 중에서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 등이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일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추모식 전날인 16일 서울고법에서 계속되는 항소심 6번째 공판에 출석하게 된다.

선대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추도식과 별도로 기일인 오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리는 호암의 기제사를 주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3년 기업비리 혐의로 구속됐던 이 회장은 지난해 4년만에 기제사에 참석했으나 건강 문제로 주재하지는 못했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오는 1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선영에서 창업주인 최종건 전 회장의 44주기 추모식을 연다.

이 자리에는 차남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3남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조카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이 자리를 함께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고인의 동생)의 뒤를 이어 그룹을 물려받은 최태원 회장은 이날 추모식 이후 오후 서울가정법원에서 첫 번째 이혼조정 첫 기일이 잡혀있어 참석 여부가 주목된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아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당초 8월 말 첫 기일을 지정했으나 노 관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변경을 신청함에 따라 이를 미룬 바 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난 8월 열린 최종현 전 회장 19주기 행사에도 함께 참석해 서먹한 장면을 연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