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화장품 매출 지속적으로 성장… CU, 화장품 매출 신장률 3분기 23%
"사업 본격화하면 동네 화장품 가게 망할 것" 우려
  • ▲ 세븐일레븐에서 선보인 색조화장품. ⓒ세븐일레븐
    ▲ 세븐일레븐에서 선보인 색조화장품. ⓒ세븐일레븐


    편의점 업계가 '화장품'을 신 먹거리로 삼고 새로운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골목상권 및 판매점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대형 편의점 3사는 화장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명 브랜드의 인기 상품도 출시하면서 매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추세다.

    CU는 에뛰드하우스의 베스트셀러 상품을 소규격으로 포장한 '에뛰드 미니 케어 시리즈'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로레알'과 협업해 남성 기초 화장품 '로레알 파리 맨' 시리즈를 단독 출시했다.

    CU에 따르면 2015년 10%, 2016년 13%였던 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올해 3분기 23%로 증가했다. GS25도 3분기 판매량이 26.5%, 세븐일레븐도 21.2%로 뛰었다.

    24시간 필요할 때 화장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구매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고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 ▲ CU X 에뛰드하우스. ⓒCU
    ▲ CU X 에뛰드하우스. ⓒCU


    문제는 이러한 편의점의 시장 확장이 골목상권 및 기존 판매점들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편의점이 도시락 및 조리 식품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치킨집이나 분식집 등 골목상권에 영향을 미쳐 폐점이 증가하고 있어, 화장품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 향후 일어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가맹점을 크게 하는 사업자는 편의점에 화장품을 공급하지 않는다. 가맹점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판매 채널이 증가하면 본사 수익은 증가하겠지만, 가맹점이 피해를 받는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라고 편의점의 상권 침해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맹점이 아닌 개인으로 화장품을 유통하는 판매점들은 편의점의 화장품 시장 확대는 생존문제와 직결됐다며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화장품가게 한 사장은 "편의점에서 김밥이나 어묵을 판매하면서 주변 분식집이 거의 사라졌다"며 "편의점에서 골목상권과 상생하겠다고 말했지만, 결국은 분식집들이 망했다. 지금은 초창기이기 때문에 화장품 수가 많지 않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결국 동네 화장품 가게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편의점 업계는 화장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주력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골목상권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가장 큰 매출은 식·음료가 담당하고 화장품의 경우 사실상 구색 상품에 불과하다"며 "지방의 경우 화장을 구매할 곳이 없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최소한의 제품만 판매하는 것으로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골목상권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