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확인 '문의-자료' 요구도 없이 특정 '단체' 주장만 전달 '빈축'"삼성전자, 비과학적 분석 통한 국내외 조사결과 뒤집어 유감"


  • JTBC와 일부 시민단체가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피해자 보상이 시작된지 2년이 훌쩍 지난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9월부터 반도체·LCD 부문에서 일했던 관계자 중 백혈병 등 특정질환 발병자에 대해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JTBC는 지난 21일 '삼성 반도체·LCD 부문 사망자 54명 확인…'직업병' 논란' 기사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직업병 논란…'희귀병 사망' 54명 분석해보니 ▲"삼성 노동자 사망률 일반보다 높아"…직업병 가능성↑ ▲[취재수첩]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취재해야 하는 이유 ▲삼성 "희귀병 분석 비과학적"…연구팀 "통상적 방법" 등 총 5건의 직업병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유독 많은 사망자가 나와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JTBC는 "삼성전자 사업장의 직업병 문제는 올해로 10년째"라고 소개하면서 "다른 사업장들도 있는데 왜 삼성전자의 경우는 사망자가 이렇게 많은가, 정확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실제 피해 규모도 알려진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 반올림에 제보된 80명 가운데 확인된 54명(협력업체 6명 포함)의 사망자 모두 반도체 직업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는 뉘앙스를 보였다. 삼성전자에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직업병 사망자로 분류되는 듯이 보도한 것이다.

    문제는 JTBC가 최소한의 사실확인 없이 일방적인 주장을 보도했다는 점이다. JTBC는 특정 시민단체의 주장을 43일에 걸쳐 취재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하지만 정작 삼성전자 측에는 취재나 자료확인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가 나가기 4시간 전에 입장을 확인하는 전화가 유일했다.

    특히 첫 보도 후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는 삼성의 공식 입장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의나 자료요구 없이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반론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보도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특정 단체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셈이다.

    기대인구수 등 비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사망자가 많다고 주장한 부분도 문제가 됐다. JTBC는 국가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일반인에 대한 백혈병 사망률을 산출할 수 있었지만, 통계적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역학을 사용하는 오류를 범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을 포함한 미국·영국·대만·일본이 수십년에 걸쳐 조사한 내용을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문제삼은 것이다.

    또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자 특정 시민단체의 입장을 이야기 해온 학자를 앞세웠다. 삼성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이같은 조사방법을 선택한 것일 뿐 통상적 역학조사와도 다르지 않다는 반박이다.

    삼성전자는 JTBC의 보도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특정 시민단체와 해당 시민단체의 입장을 대변해온 학자의 주장만을 인용하는 등 일방적이고 단정적인 보도를 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JTBC는 마치 54명의 사망자가 모두 반도체 직업병에 걸려 사망한 것처럼 보도했다. 직업병 여부는 작업환경에 대한 역학조사와 의학적∙과학적인 검토를 거쳐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일방적인 주장을 기초로 삼성전자에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분들을 직업병 사망자로 단정한 것은 사실관계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생산 현장에서 특정 시기에 일했던 사람 중 사망자가 나왔다고 해서 통계적으로 그 생산 현장이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런 방식이라면 질병 사망자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 현장은 안전하다는 주장도 인정돼야 한다"며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조사 방법과 조사 결과가 있는 데도 JTBC는 특정 시민단체의 입장을 주로 이야기 해온 학자의 주장만 인용해, 일방적이고 단정적인 보도를 했다. 이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