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타워크레인 중대재해예방대책' 발표 후 용인 사고 발생전국 타워크레인 6074대 중 검사 마친 타워크레인 2117대 불과대책 '점검 중'·법안 '계류 중'… 빠른 시일 내 실질적 효과 글쎄
  • ▲ 무너진 용인 물류센터 타워크레인. ⓒ연합뉴스
    ▲ 무너진 용인 물류센터 타워크레인.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정부가 타워크레인 중대재해예방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용인에서 타워크레인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만 벌써 16명의 노동자가 크레인 사고로 목숨을 잃은 가운데 국토부는 11일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후속조치를 내놨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지난 9일 용인 한 물류센터에서 타워브레인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타워크레인을 13단에서 14단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11단~12단 사이가 붕괴됐다. 이 사고로 근로자 7명이 추락했고 3명이 사망했다.


    해당 타워크레인은 2012년 프랑스에서 제조됐으며 지난해 수입됐다. 지난달 16일 이뤄진 정기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롤리 오작동 △운전기사 부주의 등 붕괴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중이고, 고용노동부는 사고원인 조사와 별도로 특별감독관 14명을 투입해 용인 물류센터 사고현장 대책본부에서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5월 거제 조선소와 남양주, 10월 의정부 사고에 이어 이번 용인 사고까지 올해만 벌써 타워크레인 사고로 16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특히 이번 용인 사고는 지난달 정부가 타워크레인 중대재해예방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정부의 종합대책 마련 후에도 타워크레인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정부대책이 현장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전국 타워크레인 6074대에 대한 전수검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현재까지 검사가 끝난 타워크레인은 2117대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11일 용인 물류센터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한 후속조치를 내놨다.


    지난달 발표한 종합대책을 보완하고 건설기계관리법령 위반사항에 대해 엄중 조치하겠다는 게 주요내용으로, 법률 개정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 법안 제출 기한을 앞당기겠다는 방침 외에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조태영 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 사무관은 "타워크레인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전국 건설현장에서 현재 운영 중인 타워크레인의 안전성에 대해 발주청과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일제점검을 연내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건설협회·검사기관 등 관계기관과 오는 15일 합동회의를 실시해 사고방지 대책에 대한 의견을 듣고, 건설현장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강화된 안전 점검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토부는 추진 중인 타워크레인 중대재해예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추진과제는 당초 계획보다 추진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연식에 따른 검사항목 추가·허위등록 근절·검사내실과 등 건설기계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하는 과제에 대해 12월 중 입법예고 후 내년 3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또 20년 이상 노후 크레인에 대한 사용제한·주요 부품인증제·중요부품 내구연한 규제 등 법률 개정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당초 내년 6월까지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려던 계획을 앞당겨 내년 3월까지 법안 제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대책법안은 계류 중으로 빠른시일 내 실질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와 관련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위험의 외주화의 전면적인 변화 없이는 타워크레인 사고의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다는 사실이 또 한 번 확인됐다"면서 "건설현장의 다단계 하청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