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TV 광고가 1위, 국내는 모바일 독주수익성 악화로 광고산업 부담, TV·디지털간 규제 균형 필요
  • ▲ 2014~2017년 매체별 국내 광고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 2014~2017년 매체별 국내 광고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018년 국내 광고 시장은 여전히 모바일이 광고비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매체로 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선 아직 TV 광고비가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점과 달리 국내에서 TV 광고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 매체의 침체는 수익구조 악화를 야기하면서 국내 광고 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전통 매체와 디지털의 적절한 조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뉴데일리경제는 광고업계의 TV 광고, 인쇄 광고, 옥외 광고 등 전통 광고 매체 현황과 글로벌 추세를 비교해보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신년기획 시리즈를 통해 제언하고자 한다.<편집자주>


    9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국내 광고시장의 추세는 지상파 TV 등 전통매체의 부진, 모바일-온라인 광고의 약진으로 양분됐다.


    디지털 광고의 성장세가 국내 광고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광고의 성장만으로는 전반적인 광고산업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통매체도 살아야 전반적인 광고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모바일 광고비가 지상파 TV의 광고비를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지난해에는 모바일이 모든 미디어를 제치고 가장 많은 광고비를 소비하는 매체로 떠올랐다. 반면 지상파 TV 광고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한국광고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광고비 집행 비율은 27.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광고 집행 시 선호하는 매체 또한 지상파 TV(32.5%)와 디지털 매체(31.3%) 간의 차이가 1.2%포인트에 불과했다.

    글로벌 광고시장에서도 모바일의 약진은 최근 몇년간 이어진 메가 트렌드다. 제니스옵티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광고비 규모는 5584억 달러로 추정된다. 지난해 글로벌 광고비 디지털 광고비가 총 37.3%에 육박하며 TV 광고비 비중(34.3%)을 넘어섰다.

    글로벌 디지털 광고비가 TV 광고를 추월한 시점은 지난해지만 국내에서는 2012년에 이미 디지털 광고비가 지상파 TV를 추월했다. 심지어 모바일 광고비까지 지난 2016년 지상파 TV를 앞질렀다. 그만큼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성장이 가팔랐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TV 광고 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모바일과 PC 광고비를 분류해봤을 때, 여전히 글로벌 TV 광고비는 1위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광고비 중 TV 광고비 34.3%, 모바일 19.5%, PC 17.8% 순으로 비중을 차지한 것.

    이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국가에서는 TV 광고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중남미, 동유럽 등은 TV 광고의 비중이 50% 이상이다. 아울러 대규모 광고비를 집행하는 광고주 업체들이 TV 광고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디지털 광고비는 TV 광고보다는 신문·잡지 등 지면 광고를 흡수하면서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광고비가 TV 광고비를 흡수하면서 성장한 것과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10년간 글로벌 미디어별 광고 점유율 변화 추이를 보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 ▲ 2007~2016년 매체별 글로벌 광고비 ⓒWARC
    ▲ 2007~2016년 매체별 글로벌 광고비 ⓒWARC



    국내 디지털 광고비가 글로벌 추세와 달리 TV 광고 시장을 잠식한 이유는 국내 광고 시장의 규모가 작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지난 2015년 글로벌 광고 순위가 8위(122억800만달러)였으나 지난 2016년에는 9위(112억7100만달러)로 내려갔다. 오는 2019년까지 한국 광고 순위는 9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광고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늘어나면 어느 한 쪽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시장 자체의 규모를 키우는 넌제로섬 게임(Non Zero Sum Game)이 돼야 하는데, 정해진 시장을 나눠 먹는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이라는 한계를 맞고 있다는 얘기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미 국내에서는 인쇄 광고 등 다른 광고 시장이 부진하기 때문에 (TV 광고 시장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전통매체의 침체는 광고산업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심성욱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디지털 광고비가 계속 올라가고 있긴 한데 디지털 광고 대행 수수료는 전통매체처럼 고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데다 액수가 적거나 거의 없다"며 "(디지털 광고 위주의 성장이) 실질적으로 광고 산업에는 별로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통매체를 주로 활용할 때엔 광고대행사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온라인-모바일 매체에서는 수수료(Fee)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인건비조차 제값을 챙기기 어려워졌다. 바이럴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광고주와 브랜드 차원에서는 홍보가 되지만 광고대행사 수익으로 뚜렷하게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방송광고의 규제를 완화하고, 온라인-모바일 광고의 규제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간 가장 심하게 규제를 받았던 지상파 TV 광고의 경우 중간광고 도입 등을 통해 숨통을 틔우고 규제가 미비한 상태였던 온라인-모바일 등은 규제 정비를 통해 고삐를 조여주자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방송광고판매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내년까지는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상파 TV 중간광고 도입도 연내에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