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전환땐 주변 식당 매출 3배 증가

  • 백화점이 음식점을 입점시키는 행위는 '암묵적 끼워팔기'로, 주변 음식점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파이터치연구원이 16일 발표한 '백화점 내 음식점 입점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백화점은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음식점을 입점시키고 있다. 이런 백화점의 활동은 물품에서 획득된 독점력을 음식으로도 전이시킨다. 백화점을 찾은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면서 음식도 같이 소비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를 '암묵적 끼워팔기'라고 규정했다.

     

    보고서는 "백화점 내 음식점을 독립 음식점이 있는 자유경쟁시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부정적인 효과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며 "독립 음식점의 평균 연 매출액이 약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불편도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서는 판단했다. 우리나라는 차량을 보유한 소비자가 많고 도로 교통이 발달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어난 독립 음식점이 영세성에서 벗어나 보다 양질의 음식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다만 백화점 내 음식점을 독립 음식점으로 전화하면 총소비지출이 약 3조25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물건의 소비량이 줄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백화점에서 물건과 음식을 같이 소비하고자 했던 소비자가 백화점 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지 못함에 따라 물건 구매도 함께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총소비지출 감소효과를 요인별로 분석해보면 총소비변화에 따른 감소효과는 7220억원으로 22.2%를 차지하지만 가격하락에 따른 감소효과는 2조5270억원으로 77.8%나 된다"며 "소비감소에 따른 효과보다 자유경쟁 촉진에 따른 가격 하락이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파이터치연구원 라정주 산업조직연구실장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명시된 백화점의 정의를 '소비자 편익시설'에서 음식점을 제외하는 문구를 추가해야 한다"며 "백화점에 입점한 음식점을 자유경쟁시장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입점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음식점의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장소에 공공임대 건물을 설립하거나 일정 기간 정부 보증으로 희망 장소에 입점시키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맞춤형 정책자금 지원과 일정기간 세제 혜택 제공, 주차시설 지원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이터치연구원은 제4차 산업혁명 관련 경제정책과 공정경쟁 관련 정책을 연구하기 위해 기획재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지난 2016년 9월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