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종로 익선동 '재개발지역 해제' 우려스러운 이유

이보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1.16 14: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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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몇 푼 벌자고 TV 몇 번 나오고 옛날 동네 망가뜨리지 맙시다."


최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로 각광 받으면서 외부인들의 발길이 잦아진 서울 종로구 익선동 벽에 쓰여진 글이다.


서울시는 최근 '익선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결정(안)'을 시 누리집에 열람공고하고, 주민·이해관계자들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익선동 일대가 북촌·돈화문로·인사동·경복궁 서측에 이어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돼 건물과 높이 용도를 제한하며,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한옥의 특성을 살린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의견 청취 후 이르면 2월께 안건이 서울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면, 익선동 일대는 재개발지역에서 해제되고 지구단위계획에 묶여 관리된다. 기존 건물을 없애고 고층 건물을 짓는 재개발이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액면 그대로 풀이하면 '한옥을 보전하고 경관 및 문화적 정체성 훼손을 방지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이 지역 주민들과 임대 상인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며 임대료 상승을 이끌어온 지역인 탓에 재개발구역에 해제되고 한옥마을로 지정되면 임대료가 더 오를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고 있는 탓이다.


1920~1950년대에 지어진 한옥이 밀집한 익선동 일대는 2004년 재개발구역으로 묶였지만 2010년 서울시도시계획위원회가 한옥 보전을 위해 재개발 계획을 부결했고, 2014년경 재개발추진위원회도 자진 해산했다.


이후 익선동 일대는 청년창업가들이 모여들며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했다. 이미 대중에 알려진 다수의 법인이 기존 한옥을 리모델링해 가게를 열었고, 젊은층이 몰려들며 주거지였던 익선동 골목이 뜨는 상권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 익선동 일대는 유동인구가 늘며 최근 2년 동안 매매·임대 물건이 자취를 감췄다.


익선동 S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익선동 일대 3.3㎡당 매매가는 4000만~5000만원까지, 임대는 평당 20만원까지 나온다"면서 "매물 품귀현상으로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차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있었는데 재개발이 해제되면서 한옥마을로 지정되면 추가 젠트리피케이션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더 이상의 한옥훼손을 막기 위해 익선동 일대를 재개발지역에서 해제하고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 보인다.


관광객과 상인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젠트리피케이션 관리운영 방안과 긍정적 효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구조화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법제화는 도시공간을 채우고 있는 비유형적 가치의 공유와 이를 통한 상생발전이라는 관점에서 강조돼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임대보호법 강화 및 조례를 통한 직접적인 보호정책이 절실하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해 임대료 급등을 막고, 공공임대상가 등 연세상인과 청년 창업자들이 저렴하게 입주할 수 있는 공간 공급 등 제도·재정적 지원방안이 마련된다면 익선동을 비롯한 골목상권이 승승장구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상권상인과 건물주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그들의 협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몫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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