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상고심] "최대 쟁점은 '재산국외도피' 혐의"

항소심 재판부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 위법성 지적 1심 판결 뒤집어
특검, 법정형 가장 높은 혐의 내세워… '감형VS가형' 날선 공방 예상

윤진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2.08 06: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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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에서는 재산국외도피죄가 형량을 결정한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직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법원에서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는데 안타깝다"며 상고의 뜻을 밝혔다. 특검은 특히 특가법상 재산국외도피죄가 무죄로 판단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논리와 같다"고 했다.

특검과 삼성 측은 이르면 9일 상고장을 제출할 전망이다. 양측은 항소심 결과에 대해 7일 이내에 상고할 수 있어 상고장은 오는 12일까지 원심법원에 제출돼야 한다. 삼성과 특검은 1심 판결이 나온 뒤 각각 사흘, 나흘 만에 항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상고심에서는 승마지원, 재단출연 등 뇌물죄와 함께 재산국외도피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특검이 법정형이 가장 높은 재산국외도피죄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감형과 가형을 놓고 양측의 날선 공방이 예상된다. 자존심을 구긴 특검의 반격이 거세질 수 있다.

특정경제범죄법 제4조에 해당하는 재산국외도피죄는 '법령을 위반해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국민의 재산을 국외로 이동하거나, 국내로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 또는 처분하여 도피시켰을 경우' 처벌 받는다. 또 도피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된다.

재산국외도피죄는 이 부회장을 구속한 핵심 혐의로 꼽힌다. 특검은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추가해 2차 구속영장에서 기각을 받아냈다. 특검은 삼성과 코어스포츠(최순실 소유)의 계약이 허위에 해당해 컨설팅 계약 명목으로 송금한 79억9430만원이 재산국외도피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구체적으로 특검은 삼성이 코어스포츠를 통해 최순실에게 돈을 지급하기 위한 본래의 목적을 숨기기 위해 '컨설팅서비스'를 지급사유로 하는 허위 지급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판단했다. 용역비 명목으로 4회에 걸쳐 코어스포츠 명의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로 송금된 37억3484만원을 문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정유라에게 줄 말 등을 구입하기 위해 실재하지 않는 삼성전자 승마단을 지원한다는 허위 예금거래 신고서를 제출해 삼성전자 명의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에 42억5946만원을 예치한 것도 재산국외도피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코어스포츠 계좌로 송금된 37억3484만원의) 용역대금은 뇌물수수자인 최씨가 자신의 필요에 지배하였을 뿐, 피고인들이 관리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킨다는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재산국외도피 혐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은 합당하다"고 했다.

상고심은 원칙적으로 하급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근거로 법리 해석만 따지는 법률심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경우 사실관계와 법리해석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하급심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평가된다. 또 재벌 총수와 최고권력자가 얽힌 만큼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것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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