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경영투명' 개선 기반 이사회 '독립성' 강화"순환출자 해소 등 자발적 개혁안 담을 듯… 이재용 부회장 불참 가능성"
  • ▲ 삼성전자가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48기 주주총회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48기 주주총회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오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제4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경영성과 보고, 재무제표 승인·주식 액면분할·이사 선임·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결의한다. 주총은 사업부문장들의 사업현황 설명과 질의응답, 의안 상정 등으로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이같은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과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된 이상훈 사장이 자리한다. 이전 사업 부문장(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을 대신해 신임 부문장(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이 연단에 올라 부문별 경영현황 발표와 질의응답에 나선다.

    이번 주총의 가장 큰 관심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투명성 제고 방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규모를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확대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기존 4명, 5명에서 각각 1명씩 늘린 것이다. 사내이사에는 이상훈 사장이 합류했다. 이 사장은 권 회장을 대신해 이사회 의장직을 맡는다. 신임 부문장들은 전임 부문장으로 모두 교체되고, 이재용 부회장은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사외이사는 임기가 만료되는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과 이병기 서울대 공대 명예교수를 대신해 글로벌 기업 CEO(최고경영자), 여성 법학전문가, 반도체 전문가로 채워진다.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된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병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최종 선임된다.

    이사회는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워 압박 수위를 높이는 만큼 자발적인 개혁안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생명과 물산이 보유한 전자 주식을 매각하거나 일가 지분(5.37%)을 단순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어떤 선택이라도 경영쇄신과 신뢰구축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권한 확대 등 이사회 선진화 방안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왔다. 사외이사의 권한을 확대해 의사 결정의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주총 참석 여부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주총를 유력한 복귀 시점으로 꼽고 있지만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어 무리가 따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 부회장은 석방 후 처음 열린 이사회(비공개)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공식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등 대대적인 경영쇄신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