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철종 특파원.하채림 기자 =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모두 러시아 태생으로, 오랫동안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함께 신소재 연구에 매진해 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적의 안드레 가임(러시아명 안드레이 가임)은 1958년 흑해 연안의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태어났다. 1987년 모스크바 근교 모스크바주(州)의 과학도시 체르노골로프카에 있는 고체물리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네덜란드 네이메헌대학 교수를 거쳐 지난 2001년부터 영국 맨체스터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동시에 이 대학 나노기술센터 소장도 맡고 있다.

    러시아.영국 이중 국적을 가진 노보셀로프는 1974년 러시아 중부 우랄 산맥 인근 스베르들로프스크주의 '니즈니이 타길'에서 태어났다. 역시 체르노골로프카 고체물리학연구소를 졸업했다.

    노보셀로프는 이후 네이메헌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으로 공부하던 중 가임을 만났으며 박사학위 취득 후 가임을 따라 영국으로 건너갔다. 현재 가임과 함께 맨체스터대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가임과 노보셀로프는 오랫동안 함께 연구를 해왔다. 네덜란드에서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두 사람은 2001년 함께 영국으로 이주해 맨체스터 대학에서 본격적인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가임이 이 대학의 나노기술센터 소장으로 먼저 초청을 받았고, 뒤이어 노보셀로프가 그의 연구팀에 합류했다.

    두 학자의 최대 연구업적은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한 신소재 '그래핀' 개발이다.

    가임은 그래핀 개발 공로로 지난 2007년에 영국 물리학회가 수여하는 모트메달을 받은 데 이어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유럽물리학상과 쾨르베르 유럽과학자상을 수상했다.

    또 올해 들어서도 미국 국립과학원이 주는 존 J 카티상과 영국 왕립학회의 휴즈메달에도 선정되는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쌓았다.

    노보셀로프 역시 그래핀 개발 공로로 2008년 유럽물리학상 등 물리학 분야의 여러 연구자상을 가임과 공동으로 수상했다.

    가임과 노보셀로프는 산업용.의료용 접착 테이프로 유명한 '게코 테이프'도 함께 개발했다.

    가임은 이 밖에도 자기장 내 물체의 운동을 설명하는 '반자성 부상' 이론을 시연하는 데도 성공했다.

    반자성 부상이란 자기장에 놓인 물체가 자성에 반발하는 힘으로 떠오르는 현상을 말하며, 이를 입증하는 '나는 개구리' 실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1년 가임은 자신의 햄스터가 반자기부상을 가장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논문 공저자로 기재한 일로도 유명하다.

    가임은 반자성 부상을 시연한 '나는 개구리' 실험으로 지난 2000년 '괴짜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노벨상에 선정됐는데, 5일 노벨 물리학상을 받음으로써 노벨상과 이그노벨상을 모두 수상한 첫 사례가 됐다.

    학생 시절부터 가임과 함께 일한 노보셀로프는 불과 36세의 나이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100년이 넘는 노벨상 역사에서도 30대 수상자는 드문 편이다.

    노보셀로프는 그래핀 개발 외에도 0.01㎛~0.1㎛ 크기의 미립자 연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네이처와 사이언스 및 소재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에 6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