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이통사 “일부 보상“⋯ 소비자들 “책임져라!”
  • 옴니아2 보상안을 놓고 삼성전자와 이통사 그리고 이용자들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통사와 함께 보상 방안을 제시했지만 사용자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다. 조금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 지난 2009년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지루하고도 험난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SCENE #1. 이통사= “일부 보상지원 실시한다”

    SKT과 LG 유플러스가 옴니아2 보상안을 지난 27일 발표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구입할 경우 20만원의 지원 혜택을 제공하다는 것. 행사 대상 모델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2, 갤럭시S, 갤럭시S 호핀, 갤럭시탭 등 4개 모델이다.

    이는 ‘옴니아 고객케어 프로모션’이라는 이름을 걸고 내달 4일부터 시행된다.

    이통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보상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2009년 당시 옴니아2가 출시되자 이통사들은 '전지전능하다'는 표현을 써가며 대대적인 광고를 벌였다. 이통 3사가 '옴니아2'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통사들도 소비자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난감해진 이통사들은 삼성전자와 논의해 보상안을 내놓았다.

    국내 통신시장에서 단말기를 대상으로 한 보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통사들 입장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SCENE #2. 소비자= 뿔난 70만 사용자들 “더 이상은 못 참아!”

    이통사와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옴니아2는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출시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대당 약 100만원 정도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70만대가 팔려나갔다.

    소비자들은 새 휴대폰을 샀다는 기쁨도 잠시. 옴니아2가 출시된 후 삼성전자는 주력 운영체계(OS)를 안드로이드로 바꾸었다.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옴니아는 금세 찬밥 신세로 전락하게 된 것.

    잦은 결함도 발견됐다. 통화불량과 느린 구동 속도로 접속이 중단되고 화면이 그대로 멈추는 경우도 있었다. 결정적으로 웹서핑 앱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사용자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웹서핑 앱은 SKT 서버가 제공하는 이미지에 가상으로 접속해 브라우저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SKT는 활용도가 낮고 오류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서비스 종료를 통보했다. 이곳저곳에서 치인 옴니아 사용자들의 분노는 결국 집단행동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옴니아2로 망치질하기, 화형식 등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용자들은 이통사가 이번에 발표한 보상안에 대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이건 보상이 아닌 연장 노예계약 수준이다" "삼성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떨어졌다" "아예 보상안을 내놓지 않는 편이 낫다" 등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번 보상안도 옴니아2 이용자들의 성난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CENE #3. 삼성전자= 옴니아폰은 출시 당시 최고의 폰이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섰다. 28일 삼성측은 옴니아2가 당시에는 최고의 운영체제(OS)와 최고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었다고 설명했다.

    IT사업이 하루가 달리 변하기 때문에 현재 스펙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구 모델이 된 것이라는 입장. 하지만 제조사로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옴니아2 이용자들이 갤럭시S2 미디어데이 현장으로 찾아가 시위를 하겠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그러자 삼성은 현장에 보안요원을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1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 “옴니아 구매자들의 불만을 잘 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옴니아 고객들에 대한 견해가 잘 정리되면 이를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전한 바 있다.

    그 후 3개월이 지나서야 이번 대책이 나왔다. 이번 보상안이 70만 이용자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래도 옴니아 고객 중에는 상당수가 이번 보상 방안을 만족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일부 요청에 따라 추가 보상안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