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을 2시간으로 단축시켜 남해안 개발 촉진[태평양]과 [중국-러시아]로 동시에 나아가는 길은?

  • "부산~목포 고속철도 빨리 건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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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안 지역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남해고속철도> 건설을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목포상공회의소>와 <부산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11일 오후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태평양을 열어 장보고의 길을 가자> 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발표자들은 <남해안개발>은 동북아 경제권 시대에 시급한 국가적 프로젝트라고 선언하고, 가장 우선 해야 할 사업으로 <남해고속철도>를 건설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행사는 <목포상공회의소>가 주최했으나, <부산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자로 나서는 등 남해안에서 호남과 영남의 두 중심도시인 목포와 부산이 함께 나선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날 토론회에는 박준영 전남도지사, 주영순 새누리당 국회의원, 정종득 목포시장, 배덕광 부산해운대구청장, 김호남 목포상의회장, 조성제 부산상의회장, 고석규 목포대총장, 박경일 해군제3함대사령관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건철 전남개발연구원장, 김호남 목포상의 회장, 김두규 우석대교수.김익두 전북대 교수, 이종화 황해권발전연구원장, 윤명철 동국대 교수 등이 발표 및 토론자로 나섰다.




  • <전남발전연구원>의 이건철 원장은 남해고속철도의 필요성을 이같이 말했다.

    “<남해안고속철도>는 남해안지역 도시에만 거주하는 1,000만명 이상 거주자는 물론,
    남해안의 본격 개발에 따라 급증할 동․서간 인-물적수요의 가장 효과적인 대량 수송수단이다.

    이는 동서화합을 위해서나 지역개발을 위해서나 바람직한 일이다.

    목포 ~ 부산간 297km에 이르는 남해고속철도는 옛 동아시아 해상무역 <실크로드> 부활의 전환점으로 기능할 것이다.”.


    <남해고속철도>가 건설되면 목포~부산간 소요시간이 현재 7시간 대에서 2시간 대로 크게 줄어든다.
    게다가 호남고속철도-경부고속철도와 연결돼 한반도를 둘러싸는 [순환형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같은 순환 고속철도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통합의 핵심인 영․호남 상생발전을 촉진시킬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남해고속철도는 또 수도권 + 충청권으로 구성되는 중부권(3,000만명)의 대극(大極)으로서 남부권(1,200만명)을 개발, [2극(二極)경제권]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된다.

  • ▲ 왼쪽 플래카드의 '영구망해'는 부산을 의미하며, '회룡고조'는 목포를 뜻한다.ⓒ
    ▲ 왼쪽 플래카드의 '영구망해'는 부산을 의미하며, '회룡고조'는 목포를 뜻한다.ⓒ


    ‘80년대 이후 모든 정권이 영․호남 교류 촉진과 국가균형발전을 국토개발정책의 주요 이슈로 발표했었지만, 실현성은 저조했다.

    이건철 원장은 균형발전의 가장 큰 저해요인으로 취약한 교통망을 꼽았다.

    "영~호남을 잇는 교통망은 일제시대 때 개통된 <경전선> 철로,
    1970년대 개통된 부산 ~순천간 <남해안고속도로>,
    88올림픽을 계기로 닦은 대구~광주간 <88고속도로>(1981~1984),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계기로 2012년 건설된 <영암~순천간 고속도로>에 불과하다.

    동서를 잇는 교통망은 <영암~순천간 고속도로>를 제외하면 <88고속도로> 이후 3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와 함께 이날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 교통정책이 지나치게 자동차위주로 발전해온데 대한 비판이 있었다.

    선진국 교통정책은 19세기부터 고무바퀴(도로)보다는 쇠바퀴(철도) 중시 정책으로 바뀌었으나 우리나라만 지나치게 도로의존율이 높다는 것이다.

    영국, 프랑스 등은 철도 연장이 도로 연장 보다 높고,
       일본도 도로연장과 철도연장이 비슷하다

    ■ 도로가 가장 발달한 미국도 도로연장이 철도의 2.3배에 불과
    ■ 우리나라만 [도로연장이 철도의 30배]
       고무바퀴에서 쇠바퀴로 패러다임 전환 시급


  • ▲ 왼쪽 플래카드의 '영구망해'는 부산을 의미하며, '회룡고조'는 목포를 뜻한다.ⓒ

  • ▲ 왼쪽 플래카드의 '영구망해'는 부산을 의미하며, '회룡고조'는 목포를 뜻한다.ⓒ


    <조선일보> 관련 기사 전재


    [Why] [김두규 교수의 國運風水(국운풍수)]

    곤륜산으로 웅비(雄飛)하는 형국의

    목포…中·러 진출의 허브로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 ▲ 조선일보 삽화
    ▲ 조선일보 삽화

    2011년 어느 날 시인 김지하 선생이 해운대 동백섬과 부산을 풍수형국으로 어떻게 보는지를 물었다.

    이렇게 특정한 장소를 지목할 경우에는 직접 현장을 밟아야 한다.
    동백섬을 다녀와 김 시인에게 우편으로 답사기를 보내드렸다.

    "그곳은 영구망해(靈龜望海)입니다.
    신령스러운 거북이 멀리 바다를 바라본다는 뜻이지요.
    동백섬 자체가 거북이 머리처럼 생긴데다, 그 표면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바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바다를 향해 머리를 내밀고 있기에 그렇게 이름 지은 것입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2012년 여름.
    폭우가 며칠 이어지던 어느 날에 김 시인이 산촌에 있는 필자에게 전화로 물었다.

    "본래 내 고향은 목포야.
    어린 시절 원주로 이사를 갔지.
    목포 앞바다에 압해도라는 섬이 있어.
    압해도를 염두에 둔 목포 형국을 풍수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의견을 말해주오."


    해운대 동백섬과 달리 목포 압해도는 대중교통으로 답사하기가 어렵다.
    산촌에서 텃밭을 가꿀 때 사용하는 낡은 트럭을 몰고 압해도로 들어갔다.
    김 시인에게 우편으로 답사 내용을 보내드렸다.

    "그곳은 비룡상천(飛龍上天)이자 회룡고조(回龍顧祖)입니다.
    용이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뜻이자, 곤륜산을 출발한 지맥이 목포에 도달하여 다시 곤륜산으로 웅비(雄飛)한다는 뜻입니다.
    목포 인근과 압해도의 마을 지명에 [용(龍)]자가 들어간 곳이 많습니다.
    용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뜻입니다.
    압해도는 용의 머리, 목포시는 용의 몸통, 특히 유달산은 용의 등 쪽에 솟은 비늘, 전남도청사 일대는 용의 꼬리에 해당됩니다.
    목포 인근에 무안국제공항이 있는 것도 비룡상천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며칠 후 김 시인이 다시 전화로 목포를 [비룡상천]이라 말하면 되었지,
    왜 또 [회룡고조]를 덧붙였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풍수논리에 좌향론이란 것이 있습니다.
    등을 기대고 앉아있는 쪽이 좌(坐)이고, 마주 보는 쪽을 향(向)이라고 합니다.
    좌(坐)는 과거를, 향(向)은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회룡고조가 지향하는 미래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김 시인은 "그렇다면 해운대의 [영구망해]와 목포의 [회룡고조]는 그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거듭 묻기에 "모두 바다를 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같지만 바다로 나아가는 것과 곤륜산으로 돌아가는 것에서 차이가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답변을 듣던 김 시인이 결론 삼아 총평했다.

  • ▲ 조선일보 삽화



    "[영구망해]는 [미국이 지배하는 태평양을 넘겨본다]는 것이고…
    [회룡고조]에서 말하는 조(祖)란 전설의 땅 곤륜산을 말하겠지.
    아득히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이 출발한 땅일 수도 있겠고.
    그 조상의 땅으로 되돌아가는 거야.
    중국과 러시아의 땅으로.
    [창조적 복귀]이자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서.
    세계 경제의 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면서 그 허브가 장차 우리나라가 된다는 뜻이야."


    이런 대화가 있은 지 1년이 흘렀다.

    이달 4월 11일 부산상공회의소와 목포상공회의소 공동 주최·주관으로 "태평양을 열어 장보고의 길"이란 대토론회를 개최한다는 초청장이 왔다.

    여기에 김 시인이 어떻게 관여를 했는지 알 수 없으나 분명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동한 것 같다.

    동아시아 최강국 고구려 이후 동아시아 해상강국을 꿈꾸었던 <장보고>를 두 해양 도시가 주제로 삼은 것이다.
    [영구망해와 회룡고조]는 장보고의 정신으로 바다를 장악해야 우리 민족이 미국·중국·러시아와 어깨를 겨루는 강국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언제나 진정한 세계 강국은 바다를 지배하는 나라였다"고 말한 독일의 지리학자 라첼(F Ratzel)의 명언은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말이다.

    <조선일보> 2013.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