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이탈 많았던 SKT '가족 결합', KT '단말기 잔여금 지원', LGU+ '대박기변' 각각 내세워
  •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시정명령을 어긴 이통3사가 45일간의 영업정지를 마무리하고 LG유플러스는 19일에, SK텔레콤은 20일부터 정상 영업을 시작한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가장 많은 가입자 실적을 낸 회사는 KT다. 14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뺏겼지만 단독영업 20여 일동안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뿐만 아니라 이통3사 중 가장 많은 23만여 명의 가입자를 유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정지로 가장 큰 손해를 본 회사는 SK텔레콤이다.

    앞서 KT,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이동통신시장 분위기는 크게 위축됐다.

    당초 정해진 갤럭시S5 출시일을 앞당기면서까지 가입자를 모으려 했으나 단독영업 기간 동안 이통3사 중 가장 적은 숫자인 14만여 명 정도 밖에 유치하지 못했고, 이어진 영업정지로 26만여 명 정도의 가입자를 뺏겼다.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 기간 동안 14만여 명을 잃었지만 단독영업으로 18만여 명을 모아 순증을 기록했다. 


'보조금'으로 가입자 뺏기 안돼..."집토끼 잡겠다"

여태까지 이통3사는 '보조금'을 앞세워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 속에서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서는 경쟁사 가입자를 뺏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자사로 이동하는 번호이동 가입자 유인을 위해 보조금을 미끼로 내세웠다. 때문에 '보조금 대란'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심지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내렸다. 

하지만 불법 보조금으로 받는 영업정지 조치와 계속되는 정부의 이통3사 임원 압박, 곧 시행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으로 인해 더 이상 보조금을 주는 방법으로는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이통3사는 각 사별 상황에 맞춰 가입자 이탈을 막을 수 있는 '할인' 정책을 내놨다. 

SK텔레콤은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라는 자부심을 내세워왔다. 하지만 이번 영업정지 기간 동안 홀로 많은 가입자를 잃어 일각에서는 시장점유율 50%까지 무너졌을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결합' 정책을 내놨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갖고 있기에 가장 많은 이탈자가 생길 수 밖에 없는 SK텔레콤으로써는 계속된 가입자 이탈은 시장점유율 50%를 위협했다.

SK텔레콤은 영업재개 20일부터 가족끼리 묶어 할인해 주는 착한 가족결합 정책을 선보인다. SK텔레콤 신규, 기기변경, 재약정 고객이 착한 가족결합으로 묶으면 매월 이용요금을 일정 할인해 준다. 많은 가족이 결합할수록 인당 할인 금액이 높아진다. 

KT가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내세운 것은 '단말기 할부금 지원'이다. KT는 지난 27일 영업재개에 앞서 '스펀지 플랜'을 선보였다. 신규, 기기변경 가입자가 단말기를 구매하고 1년 이상 순수 통신요금 70만원을 내면, 새로운 단말기로 기기변경 시 남은 단말기 값을 대신 내준다는 것이다. 남은 단말기 값을 지원하면서 차후 더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타 통신사로 이동하는 고객을 잡겠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역시 다음달까지 기기변경 고객 또는 24개월 이상 단말기를 이용한 자사 고객이 데이터무제한 요금제인 LTE8을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매월 최대 3만5000원을 할인해 준다. 또한 유·무선 상품을 결합하면 결합으로 인한 할인 요금 외에 최대 30만 멤버십포인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 보조금 안되니 알아서 단말기 가격 내려

    지난달 LG유플러스는 단독 영업기간 말미에 95만원이 넘는 팬택 '베가시크릿업' 출고가를 35만원 낮추기로 했으나 팬택과 마찰을 빚어 결국 실패했다. '단말기 출고가 인하'라는 이슈만 크게 일으킨채 영업정지에 들어가야 했다. 

    대신 KT가 이 덕을 봤다. 단독영업 기간 동안 KT는 자사 전용 단말기 갤럭시S4미니, 옵티머스GK, L70 모델을 25만9600원으로 내렸으며 아이폰5 32G 55만원, 베가 시크릿업 65만780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아울러 보조금 제한이 없는 출시 20개월 지난 단말기까지 더해져 KT 번호이동 고객 중 40%는 해당 정책을 통해 모았다. 

    이처럼 KT가 단말기 출고가 인하 효과를 보자 SK텔레콤, LG유플러스 역시 영업재개 시점에 맞춰 8~9종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에 적극 나섰다. 

    단말기 종류는 이통3사 공통 모델인 갤럭시S4, 갤럭시S4LTE-A 32G, 16G, 갤럭시 메가, 갤럭시 윈, LG G2, G Pro, 베가 아이언으로 약 20~30만원 정도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LG유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