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분석기간 등 제각각…9개월 전 자료 1번 분석해 대책 세우기도21일 성남분당 등에 또 차량 추가 투입…연내 광역환승센터 추진
  • ▲ 직행좌석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연합뉴스
    ▲ 직행좌석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연합뉴스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가 허술한 노선별 이용현황 분석때문에 승객 불편을 가중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지자체마다 이용현황 분석 기간과 방법이 제각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각 시·군마다 서로 다른 잣대로 분석한 자료를 통해 대책을 마련했다는 얘기로, 경기도 등은 주먹구구 행정으로 주민 불편을 키웠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단말기 자료 단 1번 분석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0일 이르면 7월부터 출·퇴근 시간대 직행좌석버스 62개 노선에 총 222대의 버스를 추가 투입해 직행좌석버스 입석운행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각 지자체와 함께 노선별 교통카드 사용 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탑승인원과 입석인원에 관해 신뢰할 만한 통계치를 확보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6일 입석 금지 시행 첫날 승객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기점에서 출발한 버스가 좌석이 꽉 차 중간정류장을 무정차 통과하면서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일부 정류장에서는 입석 금지를 모니터링하는 공무원의 묵인하에 버젓이 입석운행이 이뤄지기도 했다.


    교통카드 단말기 이용현황 분석을 통해 입석 인원에 대한 통계치를 확보했음에도 분석자료가 제 역할을 못 한 것이다. 통계자료 분석이 일정한 기준 없이 주먹구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직행좌석버스 노선을 운행하는 경기도만 해도 도 차원에서 일선 시·군에 자료 분석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방학기간을 피해 보통 비가 안 온 평일 수요일 자료를 근거로 입석 인원을 산출했을 것"이라며 "4월부터 입석 금지 대책을 마련했으므로 대부분 시·군에서 올 3,4월 단말기 이용현황을 분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스 면허 관련 업무는 도가 아니라 각 시·군에서 맡는다"면서 "도에서도 자료를 분석해 자체 검증을 했지만, 도농복합지역이나 대학교가 많은 지역 등 시·군마다 여건이 달라 시·군에서 보내온 자료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선이 많은 용인시의 경우 용인을 기점으로 하는 직행좌석버스 36개 노선을 분석하면서 지난해 10월16일 수요일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시 관계자는 "단말기 교통카드 자료가 바로바로 올라오는 게 아니고 원천 자료를 분석 가능한 상태의 자료로 가공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4월 자료가 바로 얼마 전에야 나와 민원 발생이 많은 정류장과 비교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월은 방학기간이라 피하고 3,4월은 원천 자료가 확보 안 돼 9개월 전 자료를 바탕으로 입석 금지 대책을 세웠다는 얘기다.


    용인시 관계자는 "그동안 회의를 통해 평일 수요일 자료를 이용하자는 얘기가 있었다"며 "다만 도에서 분석 작업과 관련해 공문을 통해 명확하고 통일된 기준을 제시한 적은 없다"고 부연했다.


    자료 분석 횟수도 문제다. 용인시는 수원, 성남시와 함께 직행좌석버스 노선이 가장 많다. 하지만 용인시는 지난해 10월 통계자료를 가지고 단 1번 분석작업을 했을 뿐이다.


    국토부 설명대로 각 지자체가 입석 금지 대책 마련을 위한 신뢰할만한 통계자료를 확보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한 광역자치단체 대중교통 담당자는 "교통카드 운영업체마다 사정은 다를 수 있지만, 차량별, 정류장별 교통카드 이용현황이 나오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쳤다면) 얼마든지 유의미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사전에 단말기 자료 분석을 토대로 구간별 수요를 분석해 대책을 세웠다"면서 "하지만 입석운행 금지 소식에 승객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거나 전철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승객 불편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성남 분당 등에 또 차량 추가 투입…광역환승센터 연내 건립 추진


    입석운행 금지 시행 6일째를 맞아 21일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 등 일부 지역에 또 차량이 추가로 투입됐다.


    국토부와 경기도는 서울로 출근하는 승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혼잡이 심한 분당 이매촌과 서현역에 각각 전세버스 7대와 10대를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용인 상미마을에도 28일부터 13대가 더 편성된다.


    국토부와 경기도, 인천시 등 지자체는 애초 광역버스 입석 금지 시행에 따라 62개 노선에 222대를 증차했지만, 중간 정류장 무정차 통과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음에 따라 9개 노선에 37대를 더 늘렸다.


    가장 많은 노선이 있는 경기도는 56개 노선에 207대가 투입돼 평균배차간격이 14분에서 10분으로 줄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21일부터 버스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 경인선, 분당선 등 지하철 운행도 총 14회 늘어났다.


    서훈택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용객에게 불편을 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중간 정류장에서 대기시간이 길어지거나 탑승하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인데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다각적인 보완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정책관은 "서울 외곽지역에 광역환승센터를 만들 것"이라면서 "기존 노선버스 이외의 증차 버스는 도심까지 들어가지 않고 회차하는 패턴이 효율적"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환승센터 구축을 위해 지자체와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며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빈 땅이나 주차장을 활용하면 올해 안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요금인상 가능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면서 "다만 지자체가 재정을 지원해 업계 손실분을 해결한 뒤 부족분에 대해 신중히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